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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그야말로 'K-좀비'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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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좀비의 시작은 단연 2016년을 뜨겁게 달군 '부산행'이다. '부산행' 이전에도 '이웃집 좀비', '좀비스쿨' 등 저예산 좀비물들이 꾸준히 제작돼 왔지만, 한국 영화에서 좀비라는 소재를 메인 스트림으로 끌어올린 건 단연 '부산행'이다. 8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공유, 정유미, 마동석 등 톱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부산행'은 국내에서만 무려 1156만 관객을 동원했고 칸 영화제에서도 외국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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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의 엄청난 성공 이후 한국에서는 새로운 좀비물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그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건 한국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이다. tvN '시그널' 김은희 작가와 '끝까지 간다' '터널' 김성훈 감독이 의기투합한 '킹덤'은 지난달 25일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된 이후 전 세계 좀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좀비물과 조선시대의 유교 사상과 권력다툼을 절묘하게 엮은 작품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좀비 영화 '창궐'은 지난해 개봉해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표를 받기도 했지만 '한국의 좀비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공개 전부터 세계 각지에 선판매 되며 한국 좀비물을 향한 관심을 입증시켰다.
'부산행'이 불러온 '좀비 블록버스터'의 전형성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13일 개봉한 '기묘한 가족'은 충무로 좀비물들이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를 다룬 것과 달리 B급 병맛 코미디를 내세우며 완전히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완벽한 타인'으로 529만 관객을 동원한 이재규 감독 역시 차기작으로 색다른 학원 좀비 드라마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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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좀비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좀비물이 수십년 동안 쏟아진 서양 좀비물과 차별화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외국의 좀비물이 좀비들이 창궐한 현상 그 자체와 좀비와 주인공들과의 사투·전쟁 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국내 좀비물들은 좀비가 발생하게 된 근원과 배경, 좀비의 등장으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군상에 초점을 맞춘다. '부산행'의 칸 영화제 상영 이후 한 외신 기자는 "어떻게 하면 인간이 좀비보다 무서워질 수 있는지를 아주 잘 표현한 영화였다. '월드워Z'같은 미국식 좀비 영화보다 훨씬 무서워 보인다"고 극찬한 바 있다.
'킹덤'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좀비물은 서구에서 익숙한 소재인 좀비를 국내의 시대상과 절묘하게 결합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작품들이 생소한 한국 시대극에 대한 외국 관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도 신선함까지 전달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잡지 HobbyConsolas는 '킹덤'에 대해 "'킹덤'의 성공은 좀비 장르와 한국 사극을 더한 창조성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고, 미국 매체 CNET 역시 "익숙한 소재와 조선 시대 배경이 합쳐져 특별한 장르물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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