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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극장가 '극한직업'의 신드롬을 일으킨 이병헌 감독은 앞서 '과속스캔들'(08, 강형철 감독) '써니'(11, 강형철 감독) '타짜-신의 손'(14, 강형철 감독) 각색을 거쳐 '힘내세요, 벙헌씨'(13) '스물'(15) '바람 바람 바람'(18) 등 자신만의 독특한 B급 코미디 색깔과 장르를 구축한 코미디 전문 감독으로 '극한직업'을 통해 4번째 연출작 만에 '1000만 감독'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제대로 녹아든 '극한직업'은 '구강 코미디'라는 중심 하나로 승부수를 띄웠고, 뚝심은 결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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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이야기하고,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라도 재미있어 한다. 진부해졌다는 건 그만큼 재미가 있어 많이 사용됐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난 그걸 한 번 더 비틀어 재사용하는 것을 즐긴다. 클리셰를 깨고 웃음을 유발하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오는 쾌감이 크기 때문이다. 감동 코드를 섞지 않은 건 싫어해서가 아니라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이병헌 감독은 "코미디의 매력은 당연히 웃음이다. 웃음은 행복을 유발한다. 단발적인 웃음이든 여운이 남는 웃음이든 그 순간만큼이라도 웃음은 행복을 준다고 믿는다. 코미디는 그런 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한 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정통 코미디는 처음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 작품들은 웃음보다 감정을 따라가는 게 더 중요한 작품이었고, '극한직업'은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로 웃음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르가 다르다고 생각될 만큼 결이 많이 다르다. 어떤 이야기인가 필요한 이야기인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가 이것이 우선인 것 같다. 그 이야기에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는다면 굳이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병헌 표'라는 말에 대해 아직 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말맛이 주요하단 평가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시각적인 표현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진 평범한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에 더 관심이 간다. 그런 영화를 해왔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했고, 수없이 수정하며 만든 대사들인지라 고마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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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생각만 해도 재밌었다. 힘들었던 순간은 첫 시퀀스의 추격 신과 차량 추돌 신을 찍을 때였는데, 기상 관측이래 111년 만의 폭염 아래 4일간 촬영했다. 스케줄 여건상 피해갈 수 없는 날짜였다. 보통의 추격 신, 추돌 신이라고 하면 많은 커트와 테이크를 필요로 하지만 살인적인 폭염에 충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확한 계산 아래 꼭 필요한 커트만, 최소한의 테이크로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힘들어하는 배우, 스태프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집중해서 철저히 계산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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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이자 연출가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는 이병헌 감독은 "여름에 겨울이 그립고 겨울에 여름이 그립 듯 현장에 있으면 책상이 그립고 책상에 있으면 현장이 그립다. 연출가를 그리워하게 해주는 작가, 작가를 그리워하게 해주는 연출가. 그게 매력인 거 같다"고 답했.
무엇보다 1000만 관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극한직업' 2탄에 대해 "사실 나도 궁금하다. 나는 아직 '극한직업2'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고 투자사, 제작사와도 깊게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 다만 '극한직업'을 함께한 배세영 작가가 '극한직업2' 초고를 써준다면 해보겠다고, 농담처럼 말한 적은 있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이병헌 감독은 영화 감독으로서 목표에 대해 "'극한직업' 가족 시사회 때 온 가족이 다 함께 봤다. 영화를 10년 넘게 했고, 네 번째 장편인데 '극한직업' 관람 후 가족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그들이 꾸준히 좋아하는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뜨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열연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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