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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 사랑 김기두! 구강구조부터 똥배로까지 연기하는 배우예요."
김기두는 '신의퀴즈'에서 강경희(윤주희) 경위 휘하의 남상복 형사로 활약했다. 시선이 집중되면 말을 더듬을 만큼 소심하고 어리버리하지만, 뜻밖의 날카로움을 갖춘 캐릭터다. 류덕환은 김기두 이야기가 나오자 만면에 웃음을 머금었다.
"기두 형은 정말 특색있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스타일의 연기를 해요. 오정세 씨를 처음 봤을 때가 떠올라요. 한끝 잘못하면 되게 이상해보이는데, 그 사람의 구강구조와 호흡과 자세와 똥배와 톤이 그 역할에 딱 맞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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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한이 형은 '박열'에서 처음 봤을 땐 당연히 일본 사람인줄 알았어요. 그만큼 디테일이 진짜 좋아요. 특히 마지막에 조영실(박준면) 소장과의 대화에선 대본에도 없는 울음을 막 터뜨리더라고요. 문수안(박효주 분)에게 '해독제 구해와' 하면서 아픔을 숨기는 씬도 대단했어요. 같이 연기하는 배우가 예상치 못했던 뭔가를 보여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엄청난 희열이거든요. 믿고 할 수 있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류덕환은 '자기야'라는 독특한 애칭에 대해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되게 귀엽고 친해보여 따라한 것"이라며 충만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두 형하고 저는 한 회에 2-3번 정도 만나는데, '얘네 만났다' 싶은 암호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우연찮게 '자기야'라고 불러봤는데, 기두 형이그걸 또 잘 받아주더라고요. 호흡이 너무 잘 맞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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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라 씨는 워낙 예의바른 친구라, 폐끼치지 않으려고 혼자 엄청나게 노력하더라고요. 자기 거 보여주기 바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의 연기를 잘 들어주는 게 대단했어요. 아무래도 저랑 둘이 나오면 제가 주로 떠들게 되는데, 덕분에 여러모로 고마웠죠. 이게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연기거든요. 스스로를 깎고 다듬는 배우예요."
류덕환은 이른바 '잘큰 아역배우'다. 7살 때였던 1993년 '베스트극장'으로 데뷔한 류덕환은 이후 출세작인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2006)' 출연 전까지 드라마 '전원일기'-'왕초'-'허준'-'무인시대', 영화 '어린 신부'-'웰컴투 동막골' 등 굵직한 작품들을 거치며 연기력을 다졌다. 류덕환은 "요즘 아역 배우들 보면서 많이 배운다. 워낙 순수하고 꾸밈이 없으니까, 성인보다 나을 때도 있다. 제가 아역일 땐 현장에서 소품 취급도 자주 당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으니까 좋은 배우들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어린 배우들을 응원했다.
"아역 출신 선배로서 충고하자면 '지금 이미지를 벗어나야돼' 같은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으면 해요. 본인이 원한다고 되는게 아니거든요.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성숙하고 섹시한 이미지에 목매지 말고, 자연스러운 변화를 기다렸으면 좋겠어요."
류덕환은 비록 정식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단편영화 여러편을 감독한 연출자이기도 하다. 중앙대학교 연출학 석사 학위도 갖고 있다. 방은진-하정우 등 '배우 출신 감독' 역시 류덕환이 꿈꾸는 미래의 한 갈래다. 류덕환은 "배우를 잘하기 위해 연출을 시작했다"면서도 남다른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과 보여주는 것에는 또다른 희열이 있어요. 제 작품이 상업영화로 완성될 수 있을지, 그게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계속 제 머리를 괴롭히면서 고민해야죠. 꾸준히 노력할 겁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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