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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고생전문? 기억되는 것 감사"…서영희, 스릴러 찾는 이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11-10 10:0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고생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는 것만으로 감사하죠."

배우 서영희(38)가 극한 캐릭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전했다.

미스터리 공포 영화 '여곡성'(유영선 감독, 발자국 공장 제작)에서 조선 시대 최고의 사대부 집안의 신씨 부인을 연기한 서영희. 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여곡성'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여곡성'은 1986년 개봉한 이혁수 감독의 동명의 레전드 한국 호러 영화의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 공포영화의 마스터피스라 불리는 원작을 현실적인 캐릭터와 설정들로 바꿔 32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찾게된 것. 무엇보다 '여곡성'은 원작보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변화로 신선함을 안긴 것은 물론 스피디한 속도감을 더해 강렬하고 충격적인 공포물로 재탄생됐다.

특히 이러한 '여곡성'을 이끄는 서영희는 '호러퀸'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영화 '추격자'(08, 나홍진 감독),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10, 장철수 감독), '마돈나'(14, 신수원 감독) 등 다채로운 장르에서 굵직한 궤적을 그리며 탄탄한 연기력으로 언론과 평단을 사로잡은 서영희는 '여곡성'에서 서늘한 표정 뒤 욕망을 감춰둔 여인 신씨부인으로 완벽히 변신, '여곡성'의 공포에 정점을 찍는다. 철저하게 집안을 군림하다 어느 날부턴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집안을 돌아다니는 신씨부인의 기이한 행동과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품격있는 우아함과 결정적인 순간에 관객들에게 극강의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는 서영희의 열연은 압도적이다.


'여곡성'을 통해 6년 만에 공포 영화로 복귀한 서영희는 극한 캐릭터 전문이라는 평에 대해 "사실 '여곡성' 전까지는 잘 몰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의외로 스릴러 공포 취향이더라. 유영선 감독이 추천해준 영화를 봤는데 보면서 내가 스릴러 취향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동안은 무서워 싫고 끔찍한건 싫다고 했는데 그런 작품을 내가 어느 순간 재미있게 보더라. 이런 장르가 취향이었던 것 같다. 아쉽게 너무 늦게 찾은 것 같다"며 "예전에는 스릴러 장르의 감독들이 찾아줘서 내가 이런 작품에 어울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나도 그런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껴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유영선 감독이 공포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불편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도 굉장히 다양한 느낌을 주는 영화가 많다는걸 알게 됐다. 장르로만 구분이 돼서 그렇지 좋은 영화가 많다는걸 알게 됐다"고 스릴러, 공포 장르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다.

이어 "극한 캐릭터 전문 배우라는 부담감은 없다. 부담감이라면 오히려 관객이 볼 때 '서영희가 또 얼마나 끔찍하게 연기 할까?' 기대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기대감이 부담감이 크다. 아무래도 스릴러, 공포 장르의 감독들에게 나란 배우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 같다. 내가 하는 아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공감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감독들이 나를 계속 찾아주는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서영희는 "사실 센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어떤 한 부분이라도 나의 장점을 살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관객이 나를 떠올렸을 때 한가지만 생각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치우쳐도 상관없다. 그게 잘했기 때문에 관객에게 좋은 평을 얻는 것 같다. 또 내가 다른 캐릭터를 잘 해내면 그 부분에서 관객이 인정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여러 장르를 왔다 갔다하며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고생하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아쉽지 않다. 그런 타이틀 하나 생기는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계속 쌓아서 나아가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1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여곡성'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다. 시사회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영희, 손나은.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01/

'여곡성'을 통해 첫 주연을 맡게된 연기돌 손나은에 대한 칭찬도 빠지지 않았다. 서영희는 "영화가 처음이지 연기가 처음인 친구가 아니라 걱정하는 부분은 없었다. 실제로 (손)나은이가 고민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은 더욱 사라졌다. 나은이를 보면서 '나는 열심히 안 했나?' 반성했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결과적으로 나만 잘하면 됐다"고 웃었다.

그는 "나은이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준비하는 스타일이고 나는 현장에서 많이 바뀌는 스타일이다.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열어두는 스타일이다. 현장에서 집중하고 그만큼 빨리 빠져 나오는데 나은이는 나와 정반대다. 나은이는 현장에서 굉장히 집중하고 준비를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고 곱씹었다.

이어 "나은이와 촬영할 때는 그렇게 친해지지 못했다. 캐릭터상 가까워질 수 없었고 붙는 신도 많이 없었다. 마지막 엔딩신에서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는데 그때 나은이에게 '나은아 이제 연기해본 것 같은데 너무 아쉽다.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서영희와 손나은은 '여곡성' 촬영 중 실제 귀신을 목격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바, 두 사람은 당시 숙소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것을 목격, 동시에 귀신을 발견한 목격담을 전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실제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제작보고회나 라디오에서 했는데 그게 또 몇몇 분에게는 '언론 플레이 아니냐?'라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진짜 목격했다. 특히 스태프들이 정말 힘들어 했다고 하더라. 부적을 방에 붙여놓고 잘 정도였다고 하더라. 우리 스태프 중 가장 힘들어 했던 사람이 조감독이다. 어느날은 잠을 한숨도 못자 촬영장에서 졸기도 할 정도로 조감독이 정말 많이 힘들어 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서영희는 "우리 영화가 많은 관객에게 보여지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나는 15세 이하의 관객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아마 '탐정' 시리즈로 유일하게 15세 이하 관객을 만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출연이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잘 받아들일지 걱정되는 부분이다. 밝은 드라마도 아직 많이 못해 어린 관객들과는 친해지지 못했다. 이번 작품은 15세 관람가를 받았는데 이번 기회에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이 집 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 최홍일, 손성윤, 이재아, 김호창 등이 가세했고 '마녀' '동면의 소녀'를 연출한 유영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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