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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이 시작부터 대박을 예고했다.
10일 방송된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이율(도경수, 엑소 디오)의 슬픈 과거와 홍심(남지현)과의 인연이 그려졌다. 이율은 아버지(조한철)가 쿠테타로 왕이 되면서 왕세자가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첫사랑 윤이서(남지현)의 부친이 살해당하고 윤이서는 쫓겨나는 비극이 벌어졌다. 그 상처로 이율은 날카롭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가 됐다. 모든 것에 불만을 가졌고 세자빈 김소혜(한소희)와의 합방도 거부했다. 왕은 그런 아들을 못마땅해 했지만 "왕세자가 되고 싶어 된 것이 아니다"라며 부친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백일의 낭군님'은 첫회부터 왕권을 둘러싼 궁중암투와 비틀린 왕세자의 운명, 그리고 엇갈린 이율과 홍심의 인연 등을 촘촘하게 그려내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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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 또한 이러한 특징을 고스란히 보이긴 한다. 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꽤나 독특하다. 평범한 청춘사극의 가면 속에 기억상실 로맨스와 반쪽짜리 왕권의 아픔을 녹여내며 차별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최적의 캐스팅일 터다. 왕세자 이율과 기억상실 아쓸남(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남자) 완득으로 1인 2역에 도전하는 도경수는 첫 사극이자 첫 주연작임에도 완벽한 캐릭터 표현으로 궁금증과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까칠하고 냉정한 '프로불편러' 왕세자로 변신한 도경수는 눈빛 하나에 첫사랑에 대한 설렘과 그리움, 부친을 향한 적개심 등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극의 텐션을 올렸다. 조성하와 조한철은 묵직한 카리스마로 극의 중심을 잡았고, 남지현도 특유의 발랄한 매력으로 청량감을 더했다. 아역배우 허정은 또한 '오 마이 금비' 시절보다 단단한 연기로 '연기천재'라는 수식어를 입증했다. 이런 배우들의 열연은 다소 뻔한 설정조차 특별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됐다.
1회는 캐릭터 설명 및 서사 풀이에 집중하기 때문에 구성이 조금 산만하고 툭툭 끊기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고급스러운 영상미와 거미가 부른 OST가 감미롭게 거친 연출을 감싸며 드라마의 매력을 더했다.
이에 '백일의 낭군님'은 1회부터 tvN 월화극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된 '백일의 낭군님'은 평균 5%, 최고 6.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 남녀 2049 시청률도 평균 2.6%, 최고 3.5%를 나타냈다. 이는 역대 tvN 월화극 첫회 시청률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청춘사극은 유치하고 뻔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부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앞으로 '백일의 낭군님'이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을 이을 신드롬을 불러올 수 있을지, 기분 좋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