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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 참 어렵네요"…박보영의 사랑학 개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8-09 15:31


영화 '너의 결혼식'의 배우 박보영이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의 좀처럼 타이밍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8.0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보영(28)이 로맨스 연기에 대한 고충, 실제 연애론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로맨스 영화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 필름케이 제작)에서 3초 만에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환승희를 연기한 박보영. 그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너의 결혼식'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밝혔다.

고등학생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이어지는 두 남녀의 연대기를 유쾌한 터치로 그려내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 '너의 결혼식'. 첫사랑의 공감대와 건축이라는 이색적 소재를 접목해 410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등판한 정통 로맨스 영화인 '너의 결혼식'은 올여름 유일한 로맨스 영화로 차별화된 출사표를 던졌다.

'너의 결혼식'은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 김용화 감독) '공작'(윤종빈 감독) '목격자'(조규장 감독) 등 판타지, 액션, 스릴러와 같은 강렬하고 거친 장르가 여름 극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과 전혀 다른 달달한 로맨스와 빛나는 청춘의 추억을 선사하며 보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설렘을 안긴다.

무엇보다 '너의 결혼식'의 흥행 치트키는 '국민 여동생' 박보영과 '현실 남친' 김영광의 풋풋한 멜로 케미스트리. 특히 박보영은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로맨스 퀸'으로 등극, '너의 결혼식'을 통해 전공 장르인 로맨스로 복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 중 예쁘고 똑똑하며 인기도 많은 데다 성격도 쿨하게 까칠한 환승희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 그는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공감을 이끈다. 특유의 러블리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과시한 그는 '건축학개론'의 수지와 또 다른 매력을 과시하며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이날 박보영은 "처음 '너의 결혼식'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내가 맡은 승희라는 캐릭터가 나쁜 여자로 느껴지더라. '이렇게 나쁜 여자를 어떻게 소화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걸 이석근 감독과 이야기를 잘 해서 승희의 나쁜 여지를 정리하면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승희는 솔직하고 현실적인 것 같다. 선택을 하는 것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이 뚜렷한 캐릭터인 것 같아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다. 장르 또한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 상에서도 그렇고 승희를 보면 말의 미묘한 지점이 있다. 상대인 황우연(김영광)의 진심을 알면서 계속 사랑을 물어보는 등 그런 지점이 승희 자체가 너무 못된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이석근 감독과 상의를 많이 했다"며 "이 작품을 통해 '남녀의 시각이 정말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해석하는 지점이 많이 달랐다. 촬영하다가 중단하고 토론한 경우도 있었다.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남자 스태프는 '여자들은 다 그런거 아니에요?'라고 하고 여자 스태프는 '안그렇다. 박보영의 주장이 맞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중간에 타협한 부분도 있었다. 이번 영화 하면서 연애를 생각하는 부분에서 처음 느낀 지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멜로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 작품으로 멜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 여자 시선으로 멜로가 나왔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그동안 드라마에 했던 멜로를 정통 멜로라고 생각을 안했다. 아무래도 로코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내 머릿속에 지우개'(04, 이재한 감독) 같은 절절한 멜로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도전해보니 정통 멜로는 따로 하는 분들이 정해진 것 같다.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보영은 정통 멜로의 고충 중 하나로 눈물 연기를 꼽았다. 그는 "일단 흔히 말해 '또르르'가 안됐다. '또르르' 예쁘게 우는게 잘 안되더라. 예쁘게, 아련하게 우는 표정이 정말 잘 안 되더라. 온갖 얼굴 근육을 다 쓰면서 너무 서럽게 울더라. 이렇게 하면 멜로가 안 될 것 같았다. 언니들이 잘하는 이유, 언니들만 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정통 멜로는 그 언니들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웃었다.

그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멜로퀸'은 손예진 선배가 있지 않나? 멜로를 정말 잘하는 너무 부러운 선배들이 있다. 내가 막상 도전해보니 너무 건방지게 넘어보려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로맨스 연기를 하는데 있어 많은 조언을 구했다는 친언니에 대해 박보영은 "최근 친언니가 결혼을 했는데 사랑의 감정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좋아하는 감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뭐가 달라 결혼을 했냐고 물었는데 좋아한 것과 달리 결혼을 결심하게 된 상대에 대해서는 '찡한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 지금까지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너의 결혼식'을 하면서 처음 좋아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진짜 첫사랑이라고 생각할 만한 친구가 없었다. 이번에 굉장히 많이 경험했다. 이렇게 하면 사랑이라는 감정이구나 싶었다. 처음으로 좋아했던 친구는 생각나고 이제보니 진짜 사랑은 아니었더라.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그 친구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반짝거리고 아름다웠던게 아니라 그 친구를 순수하게 사랑했던 내 모습이 너무 예뻤던 것 같다.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그 친구가 멋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그때 내가 예뻤다. 외모가 예뻤다는 게 아니라 그때 내 마음이 너무 예뻤던 것 같다. 그 모든 것들이 반짝반짝 거리는 것들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다른 남자 고등학교의 오빠를 좋아했다. 그 오빠를 보려고 그 시간에 버스를 타려고 일부러 시간을 맞추기도 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박보영은 "실제 연애 스타일은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성격의 차이인데 맞춰주는게 마음 편하는 스타일이다. 이제 그렇게 안 하려고 했다. 이제 못된 여자의 연애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승희를 연기하면서 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내 성격을 고치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애 패턴도 연장선상인 것 같았다. 내 성격을 좀 더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지난해의 나 보다는 올해의 나는 좀 더 개인주의가 된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솔직하게 스스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자로 보이고 싶지 않다. '포켓걸'이라는 이미지가 있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이미지가 있는데 감싸줘야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은 솔직하게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시선 때문에 오히려 반대로 삐뚫어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힘쎈 여자를 좋아하기도 했고 누가 와서 구해주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어 '내가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워낙 작아서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래서 유독 '나 할 수 있다' '나 힘 쎄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여자와 이런 여자가 운명인 남자의 다사다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보영, 김영광, 강기영, 장성범, 고규필 등이 가세했고 '부라더' '범죄도시' 각색에 참여한 이석근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영화 '너의 결혼식' 언론 배급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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