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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가 사망, 방송가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어쨌든 촬영 스태프가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지면서 다른 드라마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방송관계자는 "폭염 때문에 야외촬영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세트 촬영으로 돌리거나 급하게 촬영을 접은 팀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드라마를 표면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배우들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살리고 극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스태프의 희생이 뒤따르는 만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무리한 촬영 일정은 수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정해진 촬영시간을 준수해야 하며, 방송 제작 환경 및 스태프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람이 또 죽었습니다. 방송 드라마 환경 제발 좀 바꿔주세요'라는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게시자는 '39도 더위에 과로로 방송 드라마 스태프가 또 사망했다. 스태프는 살려고 일한다. 죽으려고 일하기 싫다'며 방송 환경 개선을 호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또한 드라마 현장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탁상공론이 아닌,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정치 제도적 지침 마련과 시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론노조는 "A씨가 숨지기 전 5일간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만성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다. 지난달 연장근로 포함 주 최대 52시간 동안 일하도록 법이 바뀌었음에도 방송업은 특례업종에서 빠진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시기가 늦춰졌다. 정부는 하루빨리 유예를 철회하고 노동시간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방송사는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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