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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공작' 주지훈 "연기하며 자책과 절망, 그만 둬야 하나 생각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8-02 11:5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주지훈이 '공작'에서의 쉽지 않은 연기에 대해 이야기 했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극중 북경 주재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을 맡은 주지훈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극중 주지훈이 연기하는 정무택은 겉으로 드러난 신분은 북경 주재 대외경제위 소속이나 실체는 남한의 안기부에 해당되는 국가안전보위부 제2국 과장. 외화벌이가 우선인 리명운(이성민)과는 목적도 의도도 다른 그는 리명운과 미묘한 신경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야심가에 다혈질, 군인다운 사냥개 근성을 가진 그는 처음부터 끝가지 흑금성(황정민)에게서 의심을 거두지 않으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선과 악, 악동의 장난기와 악당의 섬뜩함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배우로 평가받아온 주지훈. 개봉 첫날부터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를 뒤흔든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에서 유머러스하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부터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호평을 받고 있는 그는 '공작'을 통해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흑금성과 리명운 사이에서 끊임없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속을 알 수 없는 정무택을 완벽히 연기했다.
윤종빈 감독 덕이었다. 대본을 봤을 때 정무택은 살아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처음에 윤종빈 감독님을 봤을 때 '그림 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냥 백그라운드로 존재하는 캐릭터일 뿐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살릴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 할때도 재미있었고 관객분들의 평을 받아야 하니까 찍은 사람들으로서는 자부심을 느낀다.

이날 주지훈은 심리 싸움을 바탕으로 일명 캐릭터들간의 '구강 액션'을 펼쳐야 하는 것에 대해 고충을 전했다. 그는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 이상한 긴장감 때문에 대사를 아무리 외워도 외워도 외워도 까먹더라. 그래서 내가 대사를 까먹는 줄 알았다. 술을 너무 많이 먹서어 머리가 나빠졌나 싶었다. 뭐랄까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작은 손짓이나 숨소리 하나 때문에 흐름이 깨질까봐 고민을 많이 했다면 "당황한 것도 아닌데 버퍼링이 딱 걸리면서 뱉어지지 않더라. 그래서 그만 둬야 하나 이렇게 까지 내가 망가졌나 싶었다. 정말 엄청나게 반복 고민을 하다가 자책과 절망의 나날이었다. 그랬는데 모든 배우들이 그렇다더라. 그런데 다들 입밖에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난히 이번 작품의 연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단순히 대사량이 많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주 '공작'에서는 캐릭터의 아주 미묘함을 표현해 내야했다. 나는 너를 이정도로 믿지 않아가 다 표현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사람이라는게 날에 따라 조금씩 컨디션이 달라지는데 디테일리 달라지니까 돌아버릴 것 같았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랬다. 사실 다른 작품은 초반 토목공사를 잘 하면 쉽게 가는데 그런데 끝나는 날까지 이렇게 힘들 수 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작'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은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등이 출연한다. 8월 8일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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