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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세월호 이후 부채의식↑"…정우성, 꺾이지 않는 소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7-13 17:19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이 1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청에서 열렸다. 배우 정우성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53개국 290편(장편 163편, 단편 127편) 작품이 상영된다. 오는 22일까지 부천시청 어울마당, 잔디광장, 판타스틱큐드 등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기성세대로서 어린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적 부채 의식이 커졌다."

최근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해 소신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배우 정우성이 다시 한번 자신의 인생 철학, 소신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정우성은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위치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섹션인 '스타, 배우, 아티스트 정우성'에 참석해 관객과 소통했다.

지난 1994년 영화 '구미호'(박헌수 감독)로 시작,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정우성.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이런 정우성의 연기론과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을 개최해 팬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진 것. 이날 특별전에 참석한 정우성은 "내 작품 모두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로부터 특별전이라는 걸 받으니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가 특별전을 선물 받을 수 있는 경력이 됐나 싶기도 하고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나 싶기도 하다. 갈 길이 먼데 너무 이른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정우성은 데뷔 초 훈훈한 외모로 청춘스타에 등극, 여심을 흔들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데 이어 중년으로 접어든 지금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 혼을 펼치고 있다. 어느덧 관객에겐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그는 최근 자신의 소신 발언에 대한 이슈도 거침없이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18, 김지영 감독) 내레이션은 물론 각종 사회 문제에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밝힌 정우성. 최근엔 제주도에 체류 중인 예멘 난민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 관심을 모았는데, 난민 옹호 발언 이후 네티즌의 쓴소리와 악플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소신 발언은 꺾이지 않았다. 이날 역시 정우성은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또 진솔하게 드러냈다.

정우성은 "'그날, 바다'를 제안받았을 당시엔 세월호에 대한 여러 민감한 문제들이 섞여 있었다. 개인적으로 사고가 아닌 여러 가지 이해가 이상하게 접목된 재앙 같은 사고였다.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이야기에 힘써보자는 제작진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내가 사회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건 세월호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제일 컸던 사건이었다. 내 또래 대부분 세대들은 세월호 참사를 당한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적 부채 의식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어떤 목소리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에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고 세월호가 내게 숙제처럼 준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침묵하기보다는 행동하려고 한다. 우리는 독재 정권을 겪어오면서 침묵하게끔 길든 것 같다. 어느 순간 프레임이 입혀지게 됐고 자신의 바람과 소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임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됐다. 각자가 누군가 행동을 함으로써 서서히 깨쳐나가는 게 아닐까. 누군가의 한 사람으로 행동하기를 원해서 나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기로 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야말로 대쪽 같은, 흔들림 없는 소신을 숨기지 않는 정우성. 이번 소신 발언에도 공분이 일어나지 않을 보장은 할 수 없지만 사회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고 성찰하는 그의 자세만큼은 '국민 배우'다운 품격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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