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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준익(59) 감독이 "나이 60이 다 돼서 랩을 도전한 것은 내가 생각해도 오버였다"고 말했다.
'동주'와 '박열'이 일제 강점기라는 아픈 역사와 억눌린 사회 속에서 비극적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 '변산'은 억압되어 있던 틀을 깨는 새로운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지점에서 앞선 시리즈와 차이를 두고 있다. '변산'은 이 시대 표출의 도구를 찾던 중 관객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자신에 대한 진실된 시선을 담아낼 수 있는 힙합을 소재로 이 시대 가장 힘든 청춘을 표출하고 위로한다.
무엇보다 '변산'은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박정민이 가세해 더욱 관심을 끈 작품이다. 앞서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 시상식을 휩쓸며 연기 천재로 인정받은 그는 '변산'에서 래퍼 '심뻑' 학수로 변신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또한 '변산'을 통해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뮤즈가 된 김고은도 눈길을 끈다. 친근한 선미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8kg 증량을 감행한 것은 물론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소화해 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어 힙합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해 "고백하건데 내가 오버한 것 같다. 나는 락에 익숙한 세대다. 갑자기 60세가 다 돼서 힙합을 한다고 했으니 오버아니겠나? 오버하는 아재다. 그렇지만 영화는 감독 혼자 만드는 작품이 아니다. 스태프, 배우 등 20대부터 내 세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있다. 그런 의미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나 스스로 젊음에 기댄 것일 수도 있다. 때로는 어른이 어린이에게 배우는 게 많듯이 청춘들에게 내가 잘 모르는 힙합 랩을 물어보고 싶었다. 또 이런 아재들이 물어보면 청춘들도 잘 설명해준다"고 웃었다.
이준익 감독은 "그런 이유로 현장에서 배우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또 심부름꾼이라고 여겼다. 연기는 배우가 하고 촬영은 촬영감독이 한다. 감독은 그들의 합을 온전하게 담기 위해 교통정리를 하는 것일 뿐이다. '동주' '사도' 때도 그랬고 전부 교통 정리를 해왔을 뿐이다. 배우건 촬영감독이건 자신의 인생을 걸고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나? 그렇다보면 마찰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잘 조율하는 게 내 롤이다. 그래서인지 솔직하게 예술적 자아가 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산'은 박정민, 김고은, 장항선, 정규수, 신현빈, 고준, 김준한 등이 가세했고 '사도' '동주'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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