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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1박2일' PD "종가집 며느리된 기분, 조부모님은 나영석·유호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4-14 09:4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1박2일' 연출, 독이 든 사과일까봐 무서웠죠."

지난 2013년 12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해 무려 10년 동안 일요일 저녁을 지켜온 KBS 간판 예능 '1박2일'. '1박2일'의 황금기를 이끈 나영석 PD를 시작으로 재부흥기를 이끈 유호진 PD, 그리고 제 3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유일용 PD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인터뷰를 갖고 '1박2일'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2016년 6월 '1박2일'의 메인 지휘봉을 맡게 된 유일용 PD는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에 대해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2년간 뭘 했나 싶기도 하다"고 입을 열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가서 시간 개념이 없어요. 우리 프로그램이 계절의 흐름을 전달 드리는 프로그램인데 정작 나는 계절 개념도 없죠. 올해 봄이 작년 봄인 것 같기도 하고 작년 봄이 올해 봄인 것 같기도 해요.(웃음) '1박2일'은 오래 유지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까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일로 2년을 보낸 것 같아요.
이어 그는 처음 '1박2일' 연출을 맡게 됐을 때를 떠올리며 "정말 맡기 싫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가시밭길을 걷게 될게 뻔하니까요, '1박 2일'은 너무 잘 익은 열매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똑 따먹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에요. 분명 맛있는 사과일테지만 독이든 사과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뭐랄까. 엄청나게 큰 종가집의 며느리가 된 느낌이기도 해요. 장손이 아니라 며느리. 나영석 선배, 유호진 선배 같은 조부모님이 계시고 저는 갑자기 들어온 며느리 같은 느낌이요.(웃음)하지만 감사해요. PD로서 이런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정서가 저와도 잘 맞는거라 생각해해요. 제가 시골 출신이라서 지방을 여행하는 게 참 좋아요."

트렌드의 변화에 예민한 예능 생태계 속에서 여행이라는 컨셉트 하나로 10년이라는 세월을 지켜온 '1박2일'. 유일용 PD는 '1박2일'만의 색깔을 지키면서도 새로움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이야기 했다.

"예전에는 '1박2일'이 여행만 가도 이슈가 됐어요. 하지만 워낙에 많은 곳을 여행했고 또 최근에 엄청나게 많은 여행프록램이 나오면서 여행가는 것 이상의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매주 고민하죠. 새로운 미션과 새로운 컵셉트 새로운 게임을 늘 고민하는 게 우리의 숙제이자 해야할 일인 것 같아요."
이어 유 PD는 복불복, 입수, 야외취침 등 반복되는 요소들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는 몇몇 시청자들의 이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 지적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들은 모두 버린다면 그건 '1박2일'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 장점을 포기하는 거라 생각해요. 시청자분들이 느끼시는 지루함을 덜어드리기 위해 변주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복불복이나 입수, 야외취침을 매번 하는 게 아니고 어떤 에피소드에는 아예 하지 않고 다른 게임 등으로 풀어갈 때도 있거든요. 그래도 '1박2일'이라면 그런 특징적인 색깔은 계속 유지하는 게 좋을거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유일용 PD는 '1박2일'의 매력을 '만만함'으로 꼽아 웃음을 자아냈다. "좋게 말하면 편암함이라고 할까. 멤버들을 연예인이라고 화려하고 다가갈 수 없는 존재로 보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친구, 동생, 형, 이웃집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여섯명 모두 동네 돌아다니면 볼 수 있는 사람들 같거든요."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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