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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저글러스'를 마친 배우 인교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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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한번 말씀 드렸는데 원래 내 캐릭터가 있는 것 같다. 모르고 있다 나도 이렇게 하니까 되는구나 라는 걸 얼마전에 깨달았다. '백희가 돌아왔다' 때부터 약간씩 입질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스물 한 살 때 MBC 공채로 들어왔는데 그때는 좀더 권위적이고 뭔가를 할 때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했던 부분이 있었다. 나이가 들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너무 재밌다.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됐다. 코믹적인 요소에 대한 기대가 있다 보니까 잘 해낼 수 있을까, 감독님과 작가님이 원하시는 걸 해낼 수 있을지 부담이 있었다. 하다 보니까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최다니엘은 정말 싹싹하고 살가운 친구다. 개인적으로 남잔데 어떻게 저렇게 살갑게 하지 라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아졌다.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주인공 답다고 생각했다. 나는 촬영장에서는 의외로 수다를 떨진 않는다. 대본을 잘 못 외우는 스타일이라서 대본을 계속 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내 캐릭터가 감정선이 극으로 치닫는 스타일이라 대본을 확실하게 숙지하지 않으면 연기하다 까먹는 스타일이다. 사석에서는 다르다. 차주영은 워낙 잘했다. 신인이다 보니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잘 했다. 개인적으로 마비서가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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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한 살 때 처음 단역을 해봤고 스물 두 살에 MBC 공채가 됐다. 거짓말 보태서 수백만 번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 20대 때는 괜히 잘못 생각해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고생 안한 사람이 어디있겠나. 그리고 어머니가 굉장히 무던하신 스타일이라 '젊은데 뭐가 걱정이냐'고 하셨다. 그 덕에 이겨냈다. 한 해도 작품을 안한 적은 없었다. 늘 조금씩이라도 올라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확 올라가지 않는 게 그런 건 좋은 것 같다. 올라갈 곳이 너무 많이 있어서 아직 보여 드릴 게 많다. 오래 걸렸다. 15, 16년 정도 됐다. 살다 보니 내가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어서 감사하다. 와이프도 '오빠가 가려져 있던 내공이 이제 나오는 게 아닐까' 라고 했다. 이현 씨가 우리 어머니와 무던한 성격이 많이 닮았다. 대범한 스타일이다. 굉장히 여성스러운데 결정적인 순간에 탁월한 그런 게 있다. 지금 생각하며 할 수 있는데 대해 감사하다."며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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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나를 많이 불러주시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 MBC 공채로 시작해서 SBS는 간혹 출연했는데 KBS는 출연한 적이 거의 없었다 수많은 단역을 했는데 단역조차 KBS 드라마는 안해봤다. 못했던 걸 몰아서 하나 싶었다. 내 가능성과 잠재력을 봐주신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드린다. 지금이라도 열심히 하게 돼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싶다."
이제는 자리를 잡은 만큼, 주연 욕심이 나진 않을까.
"과욕이 참사를 부르는 거니까 차근차근 가고 싶다. 정말 내가 역량이 됐을 때 오퍼가 온다면 엄청 고민해서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아니다. 나같은 캐릭터가 주연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 내가 봐도 내가 웃겨서 멜로는 안될 것 같다. '백희가 돌아왔다'할 때 김현숙 누나가 아이프로 나왔는데 아직도 나는 그런 게 편하다. 격정 멜로 이런 건 안해봐서 그런지 자신이 없다. 한번 해보면 물만난 고기처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목표는 조연상이다. 두번 후보에 올라봤으니 올해는 심기일전해서 한번 '하은아 소은아 아빠야', '아버지 어머니'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너무 겸손한 게 아닐까 싶지만 인교진은 "옛날에는 허세도 있었다. 그런데 솔직한 게 가장 큰 무기인 것 같다. 내가 이렇다는 걸 빨리 깨닫고 솔직히 얘기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키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