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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종영①] 준호, 반박불가 멜로킹의 탄생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1-31 08:37 | 최종수정 2018-01-31 09:0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월화극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30일 종영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이 작품이 거둔 최고의 성과는 '준호'라는 새로운 멜로킹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사실 준호가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을 확정했을 때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었다. 영화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협녀' '스물' '기억'(tvN) '김과장' 등 출연작마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준호의 첫 주연 도전이었고, 무엇보다 준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멜로였다. 밝고 코믹한 이미지나 절제된 연기를 보여준 적은 있지만, 정통 멜로는 처음인 만큼 그가 멜로 장르 특유의 감수성을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준호는 영리했다. 첫 도전이라는 무게감에 눌려 힘을 주기보다는 힘을 빼고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그러다 보니 강두가 준호이고 강두가 준호인, 완벽한 싱크로율의 캐릭터가 탄생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준호는 강두의 서사를 단단하게 쌓아올리며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몰입을 도왔다. 붕괴 사고 트라우마로 세상을 비뚤게 보는 반항아로 시련 앞에 뒤틀린 청춘의 자화상을 구현해냈다. 또 유일하게 곁을 내준 할멈(나문희)와의 애틋한 관계를 투박하지만 유쾌하고 따뜻한 케미로 풀어내며 시청자를 미소짓게 만들기도 했다. 무심한 듯 담담하게 서로를 위로하고 챙기는 할멈과 강두의 케미는 상투적인 위로가 아닌,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응원을 전했다.


여기에 문수(원진아)와의 러브라인이 더해졌다. 준호는 단계별로 변화하는 강두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시청자를 감정이입하게 만들었다. 막연한 끌림과 호기심, 붕괴사고 트라우마에 갇힌 동지애와 연민,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꺼내놓기 두려워 문수를 밀어내고 숨어버리는 감정적 트라우마, 모든 상처를 딛고 '문수'라는 희망에 매달리는 처연함 등 완벽하게 문수와 자신을 받아들인 뒤 알콩달콩하게 사랑을 쌓아가기까지의 과정을 매끄럽게 풀어냈다. 그 과정에서 명장면도 탄생했다. 부둣가 이별신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3단 키스신은 한없는 달달함으로 여성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극과 극을 오가는 강두의 매력에 시청자 또한 빠져들었다.

드라마는 30일 간 이식 수슬을 받고 생존한 강두와 문수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시청자는 첫 주연 도전을 무사히 마무리 한 준호의 연기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앞으로 준호가 보여줄 연기 변신에 기대가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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