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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이보영+타이밍 좋은데…'마더' 첫방, 호불호 갈린 아역 연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1-25 08:5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새 수목극 '마더'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4일 첫 방송된 '마더'에서는 수진(이보영)과 혜나(허율)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강원도에서 대학 조류학 연구원으로 일하던 수진은 학과 통폐합으로 연구실이 폐쇄되며 인근 초등학교 임시 교사로 부임했다. 그 곳에서 수진은 왕따를 당하는 혜나를 만난다. 수진은 혜나를 걱정했지만 혜나는 "다섯 살 때부터 혼자 다녔다"며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이 뿐만 아니었다. 수진과 동료교사는 혜나가 가정에서 학대 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혜나는 친모 자영(고성희)의 남자친구 설악(손석구)에게 학대받아 고막까지 파열됐다. 그럼에도 자영은 설악과 같이 살기 위해 혜나를 방관한 것은 물론 보육원에 버릴 생각까지 했다.

수진은 아동전문 기관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신경을 끊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마음은 혜나에게 향해있었다. 그리고 설악에게 맞아 온 몸에 멍이 든 채 비닐에 갇힌 혜나를 보고 아이를 데리고 떠나기로 결심했다.

'마더'는 상처받은 소녀를 구해내기 위해 그 소녀의 엄마가 되기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 중 '베스트 명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일본 NTV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아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첫 선을 보인 '마더'에 대한 반응은 역시나 엇갈렸다. 이 작품을 처음 본 시청자들은 이보영의 연기는 물론 아역배우 허율의 연기에 대해서도 꽤 만족도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최근 준희양 사건을 비롯해 아동 학대 사건이 잇달아 터지며 전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던터라, 현 시점에서 한번쯤 나올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물론 픽션이긴 하지만 현실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에 마음이 먹먹해져 눈물을 쏟았다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원작팬들의 깐깐한 입맛이었다. 이보영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원작 배우인 마츠유키 야스코와 상당히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물론, 차갑고 스산한 것 같지만 마음 속에 뜨거운 모성을 억눌러왔던 캐릭터의 심적 갈등을 폭발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이 대부분이다. 다만 우려했던 대로 아역 배우 허율에 대한 평이 인색하다. 원작 배우 야시다 마나에 허율의 연기가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첫 방송만을 놓고 허율의 연기를 평가하기엔 성급하다. 일단 야시다 마나가 이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보다 허율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동일 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또 말그대로 첫 방송밖에 오픈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기대를 높이는 건 허율의 정신력이다. 혜나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나 힘든 일을 겪은 설정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풀어내는 배우의 멘탈이 강하지 않으면 위험한 배역이다. 이 때문에 팬들은 허율이 괜찮을지 걱정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철규PD는 "원작 드라마의 아역이 워낙 인상적이었다. 지구상의 아이같지 않은 것 같을 만큼 빛났다. 원작 아역과 비교될 거라고 생각했다. 한국드라마 사상 아역 비중이 이 정도로 컸던 드라마가 없다. 한국 드라마 제작 여건이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잘 견딜 수 있는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아이는 천사 같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느낌에 어른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어야 했다. 2개월 동안 400여 명을 봤다. 그중 우리가 그린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친구가 허율이었다. 허율이 굉장히 밝은데 정신력이 강하다 보니 상황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얼굴이 나온다"고 자신했다.

이보영 또한 "아이가 어른처럼 현장에서 힘든 걸 견디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의연하고 꿋꿋하게 잘하고 있다. 대견하다. 학대 장면 때문에도 걱정이 많았는데 그런 장면을 촬영한 후에는 허율이 심리상담도 받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아이라 연기라는 걸 구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쨌든 '마더'는 첫 방송부터 평균 3%, 최고 3.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평균 4.6%, 최고 6.3%)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케이블 방송 기준으로 나쁜 성적은 아니다. 과연 '마더'는 원작 팬들의 진입장벽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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