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정치 아닌 상식"…김상경이 말한 '블랙리스트 배우'에 대한 오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1-18 09:5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정치적 접근이요? 아니, 상식적인 이야기죠"

많은 배우 및 영화계 관계자들이 그랬듯, 배우 김상경(45) 역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던 배우다. 특정한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특정한 정치적 발언한 적이 없었던 그가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던 이유는 그의 필모그라피 때문이다.

반듯하고 진실한 이미지의 김상경은 진실을 추적하거나 알리려고 고군분투하는 형사나 검사, 변호사 등의 역을 많이 받았고 꼭 알려져야만 하는, 꼭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실화 소재의 작품에 출연해왔다. 어설픈 경찰 및 수사 시스템 등으로 인해 아직도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2003, 봉준호 감독)과 '택시운전사' '1987' 등 민주화 운동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시발점 역할을 했던 '화려한 휴가'(2007, 화려한 휴가)가 대표적이다.
'살인의추억'' '화려한휴가' '1급기밀'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1급기밀'(홍기선 감독)도 마찬가지다. 방산비리를 집중적으로 다룬 최초의 영화인 '1급기밀'은 방산비리의 몸통이라 불리는 'MB정부' 때 제작을 시작, 모태펀드의 투자까지 거부당하는 우여곡적을 겪으며 완성됐다. 극중 그는 방산비리를 폭로하는 국방부 항공부품구매과 박대위 중령 역을 맡았다.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기자를 만난 김상경은 개봉까지 과정을 언급하며 "박대위 중령의 모티브가 됐던 실제 내부고발자인 김영수 소령님께서 그냥 영화 개봉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만으로 기뻐하셨다. 그런데 저는 사실 영화의 개봉이 힘들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전 정부(박근혜 정부)에서도 방산비리는 척렬해야되는 문제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영화사에서 굉장히 힘든 일이 많았다더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정치적 색채가 들어날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김상경은 특유의 유쾌하고 호탕한 목소리로 "연기를 하면서 정치적으로 접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색 같은 건 영화를 택할 때 전혀 작용하지 않는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던 거다. 저에 출연했던 '화려한 휴가'도 마찬가지다. 제가 '화려한 휴가' 때부터 블랙리스트 들어갔더라. 그리고 일베 쪽에 찍혔다고 하더라. 빨갱이 배우라고 막 그러더라"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영화의 선택은 '정치적인 접근'이 아닌 '상식적 접근'이었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내가 어떠한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 팩트에 입각한 이야기, 그에 관련된 사실들이 놀라웠고 감정 이입이 잘됐던 거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다"며 "정치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말이다.

한편,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 영화다.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등이 출연한다. 메가폰을 잡은 고 홍기선 감독은 지난 해 12월 '1급비밀' 크랭크 업 후 심방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1월 24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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