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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막장 아닌 명드"…'돈꽃'의 꽃말은 '장혁 인생작'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1-13 11:05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돈꽃'의 꽃말은 '장혁의 인생작'일까. 매회 긴장감을 불어넣는 스토리와 장혁의 인생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처음엔 '막장'인줄 알았던 드라마였다. 제목부터 돈에 대한 욕망이 잔뜩 묻어나오는 '돈꽃'이라니. 중반부를 돌며 종영으로 달려가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돈꽃'(이명희 극본, 김희원 연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연은 장혁과 박세영, 그리고 이미숙으로 이어지는 라인으로 배우들은 매회 인생연기를 경신하며 드라마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막장인줄 알았던 '돈꽃'의 활약에 당황한 것은 시청자들도 마찬가지. 제목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다던 시청자들도 이제는 토요일 밤이면 하나 둘 TV 앞으로 모여 '돈꽃'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특히 지난 6일 방송됐던 15회와 16회는 각각 15.5%와 18.5%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돌파하며 20%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 또한 인상 깊다.


사실 '돈꽃'을 겉에서 봤을 때는 이미 소재들부터 '막장'이라는 인식을 받기 쉽다. 그러나 '돈꽃'은 이 소재들을 이명희 작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중이다. 일반적인 막장 드라마들이 쉴 틈도 없이 몰아치는 대사발들과 출연진들 사이의 말장난, 그리고 빽빽한 사건과 사연들로 시간을 보낸다면, '돈꽃'은 여백의 미학을 자랑 하는 작품, 대사 사이에 적절한 틈을 삽입하며 연기자들의 연기를 유려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부분에서 '돈꽃'이 막장이 아닌,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면 '돈꽃'은 인생작으로 자리잡는다. 이순재로 시작해 장혁과 이미숙, 박세영에 이르는 배우 라인업은 빈틈 없이 완벽한 연기력들을 자랑하며 단순한 드라마가 아닌, '연기 대결장'처럼 보이게 만드는 중이다. 그중 장혁의 활약은 단연 대단하다. 사실, 장혁은 그동안 '뭘 해도 대길이 같다'는 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워낙 강렬했던 KBS2 '추노'였기에 그의 연기 스타일이 늘 비슷한 모습을 유지한다는 오명까지 떠안아야 했던 것.


그러나 장혁은 '돈꽃'에서 완벽한 반전을 선보이며 인생 연기를 하나 더 쌓아냈다. '돈꽃'에서 장혁은 악을 지르고 누군가를 죽일 듯한 눈빛을 10초에 한 번씩 쏘아대기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눈 앞으로 확실하게 드러나는 연기뿐만 아니라 표정과 눈빛의 변화 등 작은 부분만으로도 확 달라진 연기톤을 자랑하며 그야말로 '인생작'을 경신 중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보면 '돈꽃'은 분명 장혁의 인생작임에 틀림없다. '추노' 이후 SBS '뿌리 깊은 나무'(2011)나 '뷰티풀 마인드'(2016), '보이스'(2016)에서는 예상 가능한 장혁의 연기를 펼쳤다면, '돈꽃'에서는 완전히 예상을 못했던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정신 없게 만들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돈꽃'은 장혁의 인생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사실, 장혁은 앞으로의 색다른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돈꽃' 이후 그의 연기가 궁금해지는 것도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그의 연기들이 예상치도 못한 명작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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