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150억 대작→58억 코미디…이병헌, 선택으로 보여준 소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1-09 10:2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병헌이 코미디 영화에?"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휴먼 코미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네티즌의 반응은 두 가지도 갈렸다. 오랜만에 가볍고 웃긴 이병헌을 볼 수 있다는 반가움과 '이병헌이 코미디 영화에?'라는 의아함 때문이었다.

이병헌은 대한민국 톱클라스 배우 중 한 명이다. 때문에 다른 충무로 톱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그에게는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규모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시나리오들이 쏟아진다. 특히 그는 국내 뿐 아니라 '레드'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매그니피센트7'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배우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마스터'(조의석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 등 '그것만이 내 세상'에 앞선 그의 출연작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
그런 그가 최근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반도 되지 않는 58억 원의 제작비를 들은 작은 휴먼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에 네티즌과 영화 팬들은 놀랄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 것. 앞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그가 연기했던 무게감 있는 캐릭터와 180도 다른,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트레이닝복만 걸치고 다니는 한물간 전직 복서 역을 맡는 건 자체도 새로운 일이었다.

이에 제작보고회는 물론, 언론시사회, 매체 인터뷰 등에서도 이병헌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가벼운 코미디 영화와 캐릭터를 왜 택했냐"는 것이 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이병헌의 대답은 한 결 같았다. 영화의 시나리오가 마음을 울렸다는 것. 그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어떤 의도가 있어서 이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했던 건 전혀 아니다"며 "'남한산성' 이후 또 내 맘을 울리는 각 잡고 무게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었다면 그 작품을 택했을 거다. 그런데 이번엔 이 작품의 정서와 이야기가 내 마음을 울렸다"고 말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 '남한산성' '마스터' '싱글라이더'
이어 그는 영화의 규모나 제작비, 내가 맡게 될 캐릭터의 분량과 흥행 여부는 자신에게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야기가 나를 움직이면 된다. 어떤 규모냐, 어떤 캐릭터를 맞냐는 저에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중요한건 정서와 이야기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그것만이 내 세상' 홍보 인터뷰에 앞서 지난 9월 진행한 '남한산성' 홍보 인터뷰에서도 같은 마음을 전한 바 있다. '톱배우' '믿고 보는 배우' 등 자신을 따라다니는 여러 수식어에 대해 "호칭에 휘둘리기 보다는 더 좋은 영화, 더 울림이 있는 영화를 선택하는 게 먼저다"라고 말하며 130억의 블록버스터 '마스터'와 150억원을 투입한 초대형 사극 '남한산성' 사이에 선택했던 신인감독의 메가폰을 잡은 30억 규모의 작은 영화 '싱글라이더'(이주영 감독)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싱글라이더'
"'이병헌 영화는 잘 흥행한다더라' '다 어마어마 하다더라'라는 생각에 스스로 사로잡혀있었다면 난 어쩌면 '싱글라이더' 같은 작은 영화는 택하지 않았을 거다. 나는 늘 어떠한 명칭, 어떠한 위치에서 벗어나려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시나리오를 따라 늘 새로운 연기와 선택을 하려 한다. 영화팬들이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그 배우 영화는 다 화려해'가 아니라 '그 배우의 필모그라피는 정말 다양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역린'(2014)의 갱을 썼던 최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등이 출연한다. 1월 1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각 영화 스틸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