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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이제는 별이 된 종현, 그는 따뜻한 '위로'였다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7-12-21 10:22 | 최종수정 2017-12-21 16:22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가장 큰 위로는 묘하게도 나의 아픈 구석을 털어놓는 것이다. 아픔을 함께 공유할 때 생기는 유대감과 공감은 그 자체로 따뜻한 위로가 되기 마련. 종현은 음악을 통해 자신의 외로움을 직설적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받고 싶은 위로의 말을 대신 적으면서 사람들을 다독인 뮤지션이다.

라디오 DJ를 맡아 매일 밤을 함께 울고 웃었던 것 역시 청취자들에게는 큰 힘이었다. 청취자들의 사소한 사연도 진심을 다해 공감하려 노력했고, 작은 고민에도 함께 걱정하고 아파했다. 외로움이 얼마나 무거운 감정인지 아는 이였기에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감정을 공유하려 애쓴 것이다.

그려면서 정작 본인은 외로웠던 모양이다. 생전의 인터뷰와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종현은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음악에는 늘 외로움과 우울함이 담겨 있었다. 조심스럽고, 어른스러운 성격인 탓인지 주변인들에게 털어놓기 보다는 자신의 음악에 이 같은 이야기를 눌러 담았다. 그렇게 조용하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는 오늘(21일) 별이 돼 우리의 곁을 떠났다. 이날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SM엔터테인먼트 동료 및 직원, 친구들이 함께 한 가운데 발인식이 치러졌다. 지난 18일 비보가 전해진지 3일 만이다.

음악만이 남았다. 그가 애처롭게 세상을 향해 외치던 말들은 이제 '위로'가 되어 곁에 남았다. 대중은 이제야 종현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가 생전에 남긴 음악들이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묘하게 아프다.

'론리(Lonely)'는 고 종현의 비보에 팬들이 가장 먼저, 많이 찾고 있는 곡이다. SM 선배인 태연과 호흡을 맞춘 곡으로 지난 4월 발표한 종현의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함께 있어도 혼자 있는 듯한 외로움과 차라리 혼자가 편한 두 가지 감정을 담아낸 가사가 지금에 와서는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루의 끝(End of a day)'은 따뜻한 위로를 담은 곡이다. '맘껏 울 수도 또 맘껏 웃을 수도 없는/지친 하루의 끝 그래도 그대 옆이면/어린아이처럼 칭얼대다 숨 넘어가듯 웃다/나도 어색해진 나를 만나죠/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그댄 나의 자랑이죠.'등의 가사가 와닿는다.


이하이가 부른 '한숨'은 종현이 선물한 곡. 마치 종현이 듣고 싶은 위로를 가삿말로 담아둔 듯하다. 그래서 자신이 아닌 다른 가수를 통해 세상에 내놓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가끔은 실수해도 돼/누구든 그랬으니까/괜찮다는 말/말뿐인 위로지만/누군가의 한숨/그 무거운 숨을/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당신의 한숨/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어쩌면 종현은 세상을 떠날 것을 생각하고 신곡 '환상통'을 작업했는지도 모르겠다. 1월 공개 예정이었던 이 곡은 이번 단독 콘서트를 통해 선보여졌는데, 담긴 의미가 현재의 상황과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

'환상통'은 몸의 한 부위나 장기가 물리적으로 없는 상태임에도 있는 것처럼 느끼는 감각을 뜻한다. 이 곡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가 사라져서 아파할 때,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곡을 만들었다"고 소개하기도.

이제는 무대가 아닌 하늘에서 빛을 낼 종현, 그의 음악들만이 곁에 남아 우리를 위로한다.

*만약 이 소식을 접한 후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는 등 도움이 필요하다면 129나 1577-0199 등 긴급구조라인에 연락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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