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설경구 "지천명 아이돌? 살면서 이게 무슨일인가 싶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8-30 10:5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설경구(50)가 최근들어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이게 무슨일인가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범죄 스릴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 그린피쉬 제작)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를 연기한 설경구. 그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데뷔 25년 차,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체화한 설경구. 그가 다시 한번 소름 끼치는 변신으로 가을 스크린을 찾은 것. 독한 연기, 독한 반전으로 역대급 존재감을 드러낸 설경구는 이번에도 역시나 감탄을 자아내는 인생 연기를 펼쳤다. 전작 '소원'(13, 이준익 감독) 이후 작품인 '나의 독재자'(14, 이해준 감독) '서부전선'(15, 천성일 감독) '루시드 드림'(16, 김준성 감독), 그리고 지난 5월 개봉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까지 계속된 흥행 고전으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재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흥행뿐만이 아니다. '살인자의 기억법' 속 설경구는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도전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한 것. 기억과 망상을 오가며 무너져가는 남자의 혼란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분장 대신 10kg 이상을 감량하는 극한의 체중 조절을 감행했다. 촬영 전날 새벽마다 2시간씩 줄넘기를 하고, 탄수화물을 끊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수분섭취까지 최소화하는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 쉽게 살이 빠지지 않는 손까지 노인의 손처럼 쭈글쭈글하게 만드는 독기를 보였다.

설경구 '불한당' 이후 두터운 팬덤이 생긴 것에 대해 "망가졌던 팬카페가 다시 살아났다.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애칭도 생겼는데 '나한테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나?' ''불한당'이 나한테 무슨 짓을 벌인 것인가' 싶다. 아직도 이런 반응이 헷갈리고 얼떨떨하다. 특히 젊은 친구들의 응원이 너무 낯설기도 감사하기도 하다. 확실히 과거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나를 향한 표현 방식이 열정적이고 직접적이다"고 웃었다.

그는 "지천명이 됐는데 돌아본다기 보다는 잘 나이먹고 싶은 생각은 있다. 안 늙는 모습이 아니라. 더 늙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눈빛이 더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우로 나이를 잘 먹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혔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 등이 가세했고 '용의자'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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