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영의 무비하인드] '브이아이피'는 왜 5개의 챕터를 나눴을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8-27 15:3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나흘 연속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범죄 액션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 영화사 금월 제작)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영화 속 5개의 챕터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뜨겁다.

여름 극장가 마지막 텐트폴 주자로 등장한 '브이아이피'는 2012년 개봉한 '신세계'로 468만2492명을 동원하며 범죄 액션 영화의 신세계를 연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CIA와 국정원 간의 '기획 귀순자'를 둘러싼 알력 다툼, 경찰의 봐주기 수사부터 검찰과의 거래, 여기에 북한 정치 상황 지형도까지 얽히고설킨 범죄 스릴러를 표방한 '브이아이피'는 지난 23일 개봉한 이후 연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핸디캡 속에서도, 여성 인권 유린 논란으로 '평점 테러'를 당하는 가운데도 흥행세를 유지하며 1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

올여름 또 하나의 문제작으로 등극한 '브이아이피'. 그런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대목은 이러한 논란뿐만이 아니다. 충무로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플롯 구성이다. '브이아이피'에는 '프롤로그' '용의자' '공방' '북에서 온 귀빈 VIP' '에필로그'까지 5개의 챕터 구성이 됐는데 이런 구성을 두고 관객의 궁금증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박훈정 감독은 이러한 낯선 챕터 구성 방식에 대해 연출자의 의도를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초 '브이아이피'는 영화 시나리오로 시작한 게 아닌 출판 목적으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해 챕터가 나뉜 것이라고. 최종 편집본 전엔 챕터가 5개 아닌 9개로 만들어졌다는 후문.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의 이야기를 처음 쓸 때는 소설책으로 출판을 계획하고 집필을 시작했다. 책은 대게 챕터로 나뉘지 않나? 여러 권의 시리즈 책을 출간하고 싶었고 그래서 다양한 시선의 챕터로 구성해보려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재혁(장동건), 채이도(김명민), 리대범(박희순), 그리고 김광일(이종석) 등 각각의 인물마다 챕터를 만들었다. 같은 사건을 본 네 명의 인물이 같은 사건을 두고 그 사건을 대처하는 방식을 인물마다 보여주고 싶었다. 시점이 바뀌면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게 인물이 아닌가? 사건도 재미있지만 이런 인물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인물 챕터와 사건 챕터를 나눠 9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인물 챕터를 최종본에 넣으려고 촬영까지 마친 상태다. 하지만 편집하는 과정에서 '챕터가 너무 많아 복잡하다'라는 주변 반응을 듣게 됐다. 인물과 사건 챕터 중 편집이 필요했는데 아무래도 '브이아이피'는 '기획 귀순'이라는 사건이 더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건 챕터를 남기고 인물 챕터를 과감하게 편집했다. 만약 '브이아이피'가 관객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흥행을 한다면 인물 챕터가 들어간 감독판 버전을 만들어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가세했고 '신세계'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브이아이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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