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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정현(37)이 소지섭(40)과 로맨스 호흡을 펼친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이정현이 맡은 오말년은 숱한 사연을 안고 군함도로 향하는 여인이다. 어릴 적 일본인 위안부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고 이후 군함도에서도 유곽으로 보내지며 온갖 수난을 겪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인물. 그럼에도 오말년은 남자들도 겁내는 최칠성(소지섭)에게 당차게 맞설 정도로 거침없으며 군함도의 낯선 상황에 두려워하는 이소희(김수안)를 비롯한 조선인 소녀들에겐 든든한 언니가 되어주는 캐릭터다. 이정현은 이러한 오말년을 표현하기 위해 43kg에서 36.5kg까지 체중을 감량하는 투혼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5kg에 육박하는 총을 들며 남자배우 못지않은 액션을 선보인 것. 또한 이정현은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의 소지섭과 애틋한 로맨스를 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함께 호흡을 맞춘 소지섭에 대해 "오늘(25일) 아침 '누가 선배냐?'며 정리하자고 연락이 왔다. 사실 내가 소지섭 오빠의 선배가 되는 게 너무 싫었지만 1996년 영화 때문에 '당신이 선배인걸로 정리하자'고 답이 왔다. 내가 알기론 분명 소지섭 오빠의 모델 데뷔가 95년으로 알고 있다. 중학생 때 소지섭 오빠가 광고한 옷을 입은 기억이 나는데 계속 내가 선배라고 해서 속상하다"고 웃었다.
이정현은 소지섭과 첫 촬영에 대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첫 만남 당시 군함도로 향한 배 안에서 칠성의 급소를 잡아채는 말년을 촬영해야 했던 이정현. 이와 관련해 "처음 만나자마자 너무 민망한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 말년이라는 캐릭터가 센 캐릭터인데 칠성의 급소를 더 강하게 잡아야 한다고 류승완 감독의 디렉션이 떨어졌다. 류승완 감독이 '말년, 더 세게 잡아!'라고 할 때마다 너무 민망하더라. 게다가 사투리 연기까지 해야해서 가장 어려웠던 촬영이었다. 말년은 원래 사투리를 쓰지 않는 서울 여자인데 시나리오를 분석하면서 사투리를 쓰면 좋을 것 같아 류승완 감독에게 제안을 했다. 막상 사투리 연기를 해보니 정말 어렵더라. 류승완 감독은 완벽주의자라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다시 가는 분이다. 연습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욕도 차지게 하라고 하는데 평소 욕을 너무 못해 욕 선생님도 따로 있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명 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가세했고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피프티원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