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제대로 된 마무리는 가능할까.
KBS2 월화극 '화랑'이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화랑'의 중심 이야기는 풀리지 않은채 제자리만 맴돌고 있어 답답함을 안기고 있다.
'화랑'에서 풀어내야 할 굵직한 이야기는 4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는 삼맥종(박형식)은 대체 언제 왕이 되냐는 것이다. 삼맥종은 당초 신라 24대 진흥왕에 근간을 둔 캐릭터다. 진흥왕은 법흥왕의 뒤를 이어 7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지만, 신라 최고의 정복 군주로서 통일 신라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그만큼 삼맥종의 성장과 활약이 어떻게 그려질 것인지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화랑'의 삼맥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 속 성군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진흥왕은 10대 때부터 백제와 고구려를 상대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는데, 삼맥종은 아직도 지소태후의 그림자에 갇혀있는 모양새다. "내가 왕이다"라고 천명하긴 했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왕재라기 보다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로 세상의 문을 닫아버리고, 아로(고아라)에게 그 상처를 치유받길 바라는 애처로운 어린 아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가상의 인물 선우(박서준)이 왕으로서의 배포와 자질을 겸비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사랑에는 실패했지만 우정과 화랑도를 바탕으로 큰 업적을 남기는 진흥왕 삼맥종의 모습을 기대했던 시청자로서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삼맥종과 선우의 인연도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을 모은다. 당초 선우는 자신의 절친 막문(이광수)를 죽게 만든 '얼굴 없는 왕'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시청자들 역시 비밀을 알게된 선우와 삼맥종이 화해하고 진정한 우정을 갖는 과정이 보여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전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남은 3회 동안 두 사람의 갈등과 봉합, 화해를 모두 그려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선우의 출신 배경도 '화랑'이 설명해줘야할 숙제다. 선우는 말 못할 비밀을 안고 태어나 이름조차 갖지 못한채 '무명'으로 살았다. 그런 그가 왕이 될 자격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면서 성골 출신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했지만, 아직 어떤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지는 정확히 보여지지 않았다.
마지막은 멜로 라인이다. 멜로야말로 '화랑'이 1회부터 꾸준히 가져왔던 코드다. 그러나 이 역시 아로-삼맥종-선우의 지지부진한 삼각관계를 이어올 뿐 이렇다할 임팩트를 주진 못했다. 아로의 정체성은 어디론가 사라진지 오래이고, 짝사랑남 삼맥종과 해바라기 선우의 애달픈 감정 표현만이 극을 지배하고 있다.
이렇게 풀어내야할 숙제들이 산재해있지만 아직 '화랑'은 여유로운 분위기다. 13일 방송에서는 지소태후(김지수)가 아로를 원화로 만드는 모습이 그려지며 시청자를 당황하게 했다. 원화가 되어 죽을 위기에 놓인 아로를 구하기 위해 삼맥종이 왕으로 각성하고 모든 관계가 해결된다는 설정은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연 '화랑'이 남은 3회를 어떤 식으로 마무리지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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