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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강동준-고태용-하동호 디자이너가 말하는 #야망 #로맨스 #애교

최정윤 기자

기사입력 2016-12-20 16:38 | 최종수정 2017-01-11 14:34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이종현 기자] 선 굵은 다크웨어 디그낙(D.GNAK) 강동준, 위트와 트렌드로 가득한 비욘드클로젯(Beyound Closet) 고태용, 웨어러블하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구성한 소윙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하동호 디자이너가 전하는 유쾌한 이야기.

모이면 패션에 대한 논쟁보다는 맛집 찾기에 열중한다는 인간미 철철 넘치는 세 남자 강동준 고태용 하동호. 진지한 인터뷰 시간 뒤 쉽고 간단한 질문들을 몇 가지 더 준비했다. 이름하여 디자이너's PICK.

미리 준비해둔 질문들 중 디자이너가 각각 하나씩 뽑아 그에 해당되는 대답은 모두 돌아가면서 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중에 재미있는 일도 생겼다. 고태용 디자이너가 '꽝'을 뽑은 것. 그에 대한 벌칙도 있었는데 바로 '디자이너의 애교를 선보여라'는 것. "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라며 절레절레 고개를 내젓는 강동준 디자이너에 비해 몸소 쁘띠 하트를 사정없이 발사하는 재간둥이 고태용 디자이너. 결국 하동호 디자이너의 만류로 고태용 디자이너의 애교에서 만족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한국의 미와 다크웨어의 결합으로 묵묵히 자신만의 패션관을 쌓아 올린 강동준. 그가 뽑은 질문은 "하동호에게 전하는 한마디". 말랑말랑한 질문들로 구성되었다고 미리 언질은 했지만 "영양가 없는 질문인데?"라는 고태용 디자이너의 장난기 섞인 말에 살짝 미안한 감도 있었다. 너무 친해서 혹은 편한 사이라 평소에 말 못한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추가한 질문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다시 한번 물었다.

디그낙에서 3년간 일하며 동고동락해온 애제자이자 이제 본인만의 디자이너 브랜드로 K-패션의 한 획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동료 하동호 디자이너에게 강동준이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네가 형들을 챙겨야 한다"라는 묵직하면서도 뼈 있는 멘트였다. 새롭게 한걸음 한 걸음을 내디디며 디그낙과는 또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소윙바운더리스의 추진력 혹은 정보는 앞선 세대와 함께 상생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대케 만든다.

고태용 디자이너 역시 동생 하동호에게 부러운 것도 배울 것도 없다며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니가 한국 패션 남성복의 미래다"라며 툭 내뱉는 한마디로 츤츤 매력의 숨은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이만큼 형님들의 무한 애정을 받고 있는 하동호 디자이너는 "형들 잘 챙기자"라며 기분 좋은 화답으로 마무리했다.


비욘드클로젯이라 하면 특유의 영한 컬러감과 경쾌한 무드가 트렌디하게 조화를 이루는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고태용 디자이너 역시 컬렉션과 빼닮은 위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뽑은 질문 "나의 야망"에 대해서는 좀 더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디자이너로써 옷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패션에 관련된 법안만큼은 이쪽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야망 혹은 꿈, 목표 일수도 있고 현실 불가능한 일이 될 수고 있겠지만 제도를 바꾸는, 법안을 개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학벌도 자본도 없는 소위 흙수저 청년이 최연소 서울 컬렉션 데뷔를 딛고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가 됐다.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라는 고태용 디자이너의 자서전 타이틀처럼 수많은 역경에도 꺾이지 않은 젊은 디자이너가 바꾸는 세상에 새로운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까.


강동준 디자이너는 "어떻게 보면 1차원적인데 이제 돈 되는 걸 해보고 싶다. 비즈니스를 해야 할 때"라며 포부를 밝혔다. 지난 여름 런던 컬렉션 맨즈 페어에서 성공적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던 하동호 디자이너는 "이제 런던에서 쇼를 해보고 싶다"라며 야망을 드러냈다. 가까운 시일내에 이루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런던을 물들이는 소윙바운더리스의 색채를 하루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하동호 디자이너가 뽑은 질문은 "오늘 왠지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다. 강동준 디자이너는 지금 바로 떠오른 영화라며 최민식·장백지 주연의 '파이란'(2001)을 추천했다. 3류 건달의 미성숙한 사랑과 한 여자의 순수한 사랑이 교차되며 가슴 저미는 멜로를 담은 영화다. 왠지 모르게 다크한 강동준 디자이너와 영화 속 최민식의 분위기가 닮은 듯 보이지만, 2012 S/S 시즌 디그낙 컬렉션 런웨이에서 프러포즈를 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그는 누구보다 로맨틱한 남자다.


사진출처=싸이더스
당시 현장에는 역시나 고태용과 하동호 디자이너가 함께 했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마지막 피날레 때 김우빈이 형수님께 꽃을 전했다. 사람들이 김우빈이 프러포즈 하는 줄 알고 다들 놀랐는데, 그때 동준이 형이 나오면서 무릎을 꿇고 반지를 전했다. 진짜 멋있었다"라고 추억했다. 이제 사랑스러운 두 딸의 아빠가 된 강동준 디자이너를 보며 너무나도 예쁘고 부럽기만 하다며 입을 모으는 하동호 고태용 디자이너다.

tvN '안투라지'를 즐겨 본다는 고태용 디자이너는 주위사람들의 추천으로 최근 미국판 '안투라지'를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영화 대신 단숨에 시즌4까지 해치워버린 '안투라지'를 추천했다.

하동호 디자이너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2012)를 추천했다. 그는 "가끔 생각날때마다 보는 영화다. 색감이나 스토리가 소윙바운더리스 감성과 잘 맞기도 하고, 지난 2016 S/S 컬렉션 보이스카우트 모티브에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며 패션을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한다고 전했다.

셀럽스픽
dondante14@sportschosun.com, overman@, 사진=이정열 기자 dlwjdduf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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