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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다시보는 유재석의 편지…지친 김태호 PD에게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6-12-13 09:21 | 최종수정 2016-12-13 09:46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지프(시시프스)는 신들로부터 '바위를 정상으로 운반해야 하는 형벌'을 받았다.

온 힘을 다해 거대한 바위를 산꼭대기에 밀어올리면, 곧 다시 굴러 떨어졌다. 시지프는 그 바위를 정상까지 운반하는 작업을 영원토록 되풀이해야만 한다.

토요일마다 수백만의 눈이 지켜보는 '국민 예능'을 소화하는 김태호 PD의 마음이 바로 시지프와 같다. 그래서 일까. 그의 트위터 프로필에는 '시지프스...'라는 짧은 문구가 써 있다.

반복되는 고된 일상보다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부족한 시간적 여유로 인한 프로그램 완성도 저하에 있다. 시청자는 만족하고 보는 특집이어도, 만든 사람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이다. 김태호 PD가 꾸준하게 '시즌제'를 바라는 이유다.

그는 13일 자신의 SNS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택시 할증 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 기간과 두 달의 준비 기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김태호 PD는 앞서 스포츠조선과의 500회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지휘 해 준)'무한상사'가 기획되고 촬영되는 기간의 여유 동안 저와 '무한도전' 스태프들은 하반기의 큰 그림들을 모두 그려낼 수 있었다. 9월과 10월~연말까지, 심지어 2017년 연초의 기획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며 시즌제의 필요성, 효율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쉬고 싶다'와는 다른 말이다.

그는 또한 "두달여의 기간동안 '놀고 쉬겠다'의 의미가 아니라, 더 알차고 재밌는 10개월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심지어는 회사에 '세계로 떠나서 7대 불가사의에 도전하고 오겠다'는 말씀도 드렸던 것 같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지금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11년 장기 근속의 '수장'의 고민에 등을 토닥여 주는 것은 '재석이 형'이다. 그는 늘 ?기면서도 늘 근사한 밥상을 차려놓는 김태호PD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김태호PD를 '호태'라고 부르는 친근함 속에는 연출자이자 오랜 동생을 걱정하고 응원하는 형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어젯밤 늦은 퇴근길, 김태호 PD에게 해주고 싶은 애청자들의 말이기도 하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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