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판도라' 감독 "내 전작 '연가시' 썩 마음에 들지 않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12-02 14:12


'판도라' 박정우 감독.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30/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판도라'에는 김영애 강신일 문정희 김남길 김대명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중 재혁(김남길)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연주 역의 배우 김주현은 유독 신인이다. 그리고 이 연주의 비중이 꽤 높다.

"기존에 인지도가 높은 여배우를 쓰면 이 캐릭터에 대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아무 필터링 없이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신인을 택했어요. 물론 현장에서 확인해야하는 위험성이 있기도 했지만요. 버스 운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일부러 1종 면허도 따게 하고 김영애 문정희에게 촬영할때 잘 좀 챙겨달라고 부탁을 좀 했어요. 속으로는 '만약 김주현의 연기가 따라오지 못하면 재빠르게 김영애와 문정희에게 분량을 분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잘 해내더라고요. 멘탈이 약간 4차원이라 아무리 욕을 해도 '저 잘되라고 그러시는 거죠'라고 넘기고요. 이번 작품 잘되면 김주현이라는 배우에 대해 회자될 것 같아요."


김주현.
박정우 감독은 전작 '연가시'가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솔직히 '연가시'는 소재 만으로 밀어붙인 영화죠. 잘돼서 다행이긴 하지만 자랑스럽거나 그렇진 않아요. 현장에서 느낀 부족함을 전혀 채우지 못하고 개봉했거든요. 막 달리기 시작해서 한 호흡으로 끝내기 바빴어요. 그래서 어떤 정서적인 부분이나 그런 것들을 넣지도 못했죠. 그렇게 하기에는 제 연출력도 부족하고 주어진 환경도 벅찼거든요. 엄밀히 말해서 '연가시'는 기획영화인데 그게 관객들에게 잘 통해서 성공한거죠. 그래서 '판도라'를 하게 됐어요. 물량이나 규모도 필요하지만 사람사는 이야기, 정서적으로 건드려주는 부분이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판도라'는 박정우 감독이 의도한 대로 흘러간 부분이 많다. "'판도라'는 처음부터 규모나 하고 싶은 이야기, 인물 구성 등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치해서 의도한 대로 진행했어요. 제작비가 125억정도 들어갔는데 물론, 감독 입장에선 모자르긴 하지만(웃음) 보여줄만큼 보여주고 감독입장에서는 꽤 행복한 작업이었죠. 당연히 나 혼자만의 행복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관객들이나 투자한 분들까지 행복했으면 좋겠지만요."

그렇게 완성된 '판도라'가 7일 개봉하게 됐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대한민국을 덮치고 엎친 데 덮친 격 노후 된 채 가동되던 원자력 발전소 한별 1호기의 폭발사고까지 발생하며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을 그린 작품이다.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 김명민이 가세했고 '연가시' '맞짱' '쏜다'의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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