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영광의 재발견이다.
KBS2 월화극 '우리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가 2막을 맞는다. '우사남'이 8회 동안 건진 가장 큰 수확이 있었다면 바로 배우로서 김영광의 가치를 재평가 받게 했다는 것이다.
사실 '우사남' 전까지만 해도 김영광에게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2010년 MBC '볼수록 애교만점'을 시작으로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KBS2 '굿 닥터', SBS '피노키오' 등 다양한 히트작에 출연했지만 김영광의 존재감은 약했다. 딱히 연기력을 주목받은 일도 없었고,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인식만 강해졌다. 그래서 '우사남' 캐스팅 소식이 들렸을 때도 시청자들은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영광이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원작의 분위기를 살려내고 수애와 호흡을 맞출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방송 시작 이후의 평은 180도 달라졌다.
김영광은 극중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남자 고난길 역을 맡았다. 고난길은 과거의 인연 때문에 홍나리 모친과 혼인 신고를 하고 홍나리의 법적 아버지가 된 연하남이다. 김영광은 때로는 연하남답게 귀엽고, 때로는 진짜 아버지처럼 의지가 되고, 또 때로는 남자친구처럼 듬직한 고난길의 순정을 달달하게 그려내며 순식간에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안정적인 목소리톤, 꿀 떨어지는 눈빛 연기까지 더해져 여심을 사정없이 뒤흔든 것이다. 그런가하면 양아버지를 비롯해 고난길의 과거와 연관된 인물을 마주칠 때면 순식간에 서늘하게 돌변하는 표정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김영광의 연기력에 시청자들 역시 '다시 봤다', '김영광의 재발견', '은근히 설렌다'는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남겨진 2막에서는 고난길의 숨겨왔던 과거가 드러나고 홍나리와의 러브라인에도 변화가 생긴다. 김영광이 끝까지 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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