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비'첫방③] '인어'-'요정' 긴장시키는 '엄마' 박진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1-16 10:52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엄마는 강할까.

수목극 대전이 다시 시작됐다. KBS2 '공항가는 길', SBS '질투의 화신', MBC '쇼핑왕 루이'가 일제히 종영하고 KBS2 '오 마이 금비', SBS '푸른바다의 전설', MBC '역도요정 김복주'가 16일 첫선을 보이는 것이다. 또다시 시작된 혈전 속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아무래도 여주인공 대결이다. 각 작품마다 캐릭터는 확실히 다르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인어' 전지현을, '역도요정 김복주'는 '요정' 이성경을, '오 마이 금비'는 '엄마' 박진희를 전면에 내세웠다. 과연 엄마는 인어와 요정을 모두 물리칠 수 있을까.

'오 마이 금비'는 아동치매에 걸린 딸과 그를 돌보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진희는 극중 고강희 역을 맡았다.

고강희는 마음의 상처가 깊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으로 가족이 해체되고 그 트라우마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아버지까지 사망해 미련의 끈이 모두 사라진 그는 한국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그 순간 유금비(허정은)-모휘철(오지호) 부녀를 만나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얼치기 사기꾼이지만 희생 정신이 강한 모휘철과 부모의 부재로 마음의 결핍이 있음에도 티없이 밝은 유금비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는다.


박진희는 고강희 캐릭터를 통해 모휘철과의 멜로부터 유금비에 대한 모성애까지 팔색조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이들의 인물 관계는 특이하다. 모휘철과는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과는 조금 다른 관계다. 가슴 떨리고 설레는 사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유금비에 대한 후천적 모성애는 비록 핏줄로 연결되지 않은 사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코드다.

쉽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그래도 박진희라면 기대를 해볼만 하다. 박진희만큼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는 배우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박진희는 데뷔 초에는 섹시한 이미지로 어필했던 스타다. 그러다 영화 '여고괴담'에서 소영 역을 맡아 소름돋는 호러 연기로 주목받았다. 이후 '궁녀' '쩐의 전쟁' '자이언트' 등에서는 강단있는 카리스마 연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그리고 최근 결혼과 출산 이후에는 '기억'을 비롯해 보다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에 주력하는 편이다.


이처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던 내공이 있는데다 실제 아이 엄마인 만큼 판타지나 신파보다는 현실감 있고 공감가는 모성애를 그려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과연 박진희는 수목극 승리의 여신이 될 수 있을까.

'오 마이 금비'는 1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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