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이정진 "인생캐릭터? 그동안 연기 잘 못했나 싶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11-15 11:0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정진이 'THE K2'의 악의 축 중 한명인 최성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THE K2'(연출 곽정환, 극본 장혁린)에서 권력을 위해 자신의 이복 누나 최유진(송윤아)와 피도 눈물도 없는 날선 대립각을 펼친 JB그룹 회장 역을 맡은 배우 이정진. 그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THE K2'을 마친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로열패밀리를 둘러싼 은밀하고 강렬한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인 'THE K2'는 지난 12일 5.46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채 종영했다. 대한민국의 비리와 악을 조명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초중반까지 관심을 받았으나 어색한 로맨스 등으로 인해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는 아쉬운 평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방향을 잃어가는 로맨스와 달리 드라마에서 악의 축을 담당하는 역들의 살벌한 대립과 불꽃튀는 연기 대결은 끝까지 극의 긴장감을 놓치 않게 만들었다. 특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큰 권력을 지키다 못해 더 큰 권력과 힘을 손에 놓기 위해 비열한 계략과 술수를 마다하지 않는 최성원(이정진)과 동생 보다 더 살벌한 최유진의 대립각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진진했다. 특히 이정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악역의 새 역사를 열어 젖혔다'는 평가를 받은 송윤아의 카리스마에 전혀 밀리지 않는 비등한 존재감으로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날 이정진은 'THE K2'에 출연 계기에 대해 "처음에는 특별출연이었어요. 정말 그런 줄 알았고 4회 때까지 딱 한 신이 있었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도망자'로 호흡알 맞췄던 곽정환 감독님이 특별출연을 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대본도 안나왔고 몇회, 몇 번이나 나올지 모른다. 다만 굉장히 중요한 역이다라고 하셨죠. 4부까지 대본을 받아봤는데 단 한 신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특별출연이니까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비중도 커지고 제가 악의 축으로 나오더라고요.(웃음)"

극중 최성원은 제벌집 배 다른 자식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열등감, 잘난 누나에 대한 열등감으로 삐뚤어진 캐릭터. 태어날 때부터 악으로 점철된 인물이라기 보다는 열등감으로 인해 비열해진 캐릭터다.

"내가 열등하다는 걸 의식하면 보는 사람이 거북한 것 같아요. 최성원은 사실 열등감을 느낄 캐릭터가 아니에요. 재벌가의 배다른 아들이긴 하지만 진짜 완전 금수저거든요. 최성원은 그냥 그런 애인거에요.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본인만 생각하고, 그냥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아온 인물이에요. 그러니까 본인이 못됐다는 생각을 못하는 거죠."
최종회에서 이정진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극 말미 클라우드 나인에서 모든 걸 이룰 수 있게 해주는 슈퍼컴퓨터 '거울'을 차지하기 위해 최유진과 죽음을 담보로 불꽃 튀기는 언쟁을 벌이는 장면은 'THE K2'의 백미로 꼽혔다. 보는 시청자마저 기가 쭉쭉 빠지게 하는 장면이었지만 이정진은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송)윤아 누나랑은 연기로는 처음 호흡을 맞춰보지만 원래 친분이 있었어요. (설)경구 형이랑 학교 선후배 사이라 같이 술도 자주 마시거든요. 연기를 함께 해보니까 정말 좋았어요.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죠. 윤아 누나, 연기 엄청 나시잖아요. 기본적으로 윤아누나의 에너지가 엄청 강하니까 누나에게 발맞춰 뛰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운동회때 2인3각 경기를 하는 것처럼 누나를 받쳐주면서 넘어지지만 말고 뛰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이정진은 최성원이 그의 '인생 캐릭터'라는 시청자의 호평에 대해 "제가 그동안 잘 못했나봐요"라며 웃었다.

"그동안 제가 연기를 잘 못했구나 싶어요. 스포츠 선수를 보더라도 선수마다 기대치가 다르잖아요. 그런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애가 잘하니까 더욱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 윤아 누나가 저에게 '너 이번 연기 너무 좋았어. 이런 역할 한번만 더 했으면 좋겠어. 다음에 꼭 또 같이 하자'라고 하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도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연기자에게 그런 말을 해준다는 거 걸코 쉬운 일 아니거든요."

한편, 'THE K2'의 후속인 '도깨비'는 12월 2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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