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하석진 "5년 전 나, 연기는 그저 밥벌이 수단으로만 생각"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10-27 07:4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뇌섹남과 공대 훈남, 배우 하석진을 떠올리며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다.

두뇌 예능 프로그램인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를 알려졌듯이 하석진은 명문대학교인 한양대학교 공학대학 출신의 배우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대학 재학 시절 하석진이 받은 A++ 리포트가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고,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계를 뚝딱 뚝딱 분해하고 고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컴퓨터 하는 것. 기계를 만지고 고치는 것 말고는 큰 관심이 없어 '기계 전문 불로거'를 꿈꿨던 그는 어느새 10년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연예인이 된 기회를 얻었던 건 2005년이에요. 그때 친구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하게 됐는데 회사 내에서 주변에 연예인 할 사람이 없냐고 물어서 저를 추천했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연예인의 꿈을 꿔본 적도, 제게 연예인의 피가 흐를 거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죠. 그런 재능이 있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 줄 알았죠.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연예인이 됐고, 연기자를 그냥 밥벌이 수단으로 생각했어요."

본인의 말처럼 얼떨결에 연기자가 됐던 하석진. 그는 그렇게 5년을 열정도 책임감도 없이 연기를 해왔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하지만 5년 전부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연기자로서 책임감이 생기고 욕심도 생겼다. 더 잘 해냐야겠다, 더 좋은 연기자가 되야겠다는 생각이 밀려들어왔고 고백했다..
"10년째 연기자로서 살고 있지만 스스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고 자각하기 시작한 건 얼마 안됐죠. 2010~2011년부터 연기자라고 자각하고 책임감이란 것도 갖게 됐어요. 계기는 tvN 초기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2011년)의 주연을 맡게 되면서 부터였어요. 처음으로 타이틀롤로서 드라마를 이끌어나가게 됐는데 엄청난 책임감이 밀려오더라고요. 드라마를 마치고 혼자 유럽여행에 갔는데 그때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지금 친구들은 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난 뭔가, 모두들 프로페셔널하게 자기 일을 하고 있는데 과연 나에게는 프로 의식이란 게 존재하긴 하는 걸까. 데뷔하기 전까지 나름대로의 인생을 정말 열심히 살았던 사람인데 지금의 난 뭐를 하고 있었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정말 잘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책임감을 가진 후부터 연기자의 길을 들어섰다는 것에 대한 후회도 주저함도 없어졌다. 다시 시간을 되돌려서 배우의 길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하석진은 "잘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으면서 "하지만 지금 배우를 하는 건 죽을 때까지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평범하게 공대를 졸업하며 또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겠죠. 물론 그런 삶도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처럼 재미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연기자를 하면서도 굉장히 불안하긴 해요. 사람들이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또 안좋은 구설수에 휘말리면 어쩌나, 순간의 실수로 비난을 받게 되면 어쩌나. 하지만 지금처럼 새롭고 다이나믹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요. 큰 사고를 치지만 않는다면 죽기 전까지 아쉬움도 없을 것 같아요."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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