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코빅'이 힘들었던 시절과 좋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1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는 tvN '코미디빅리그' 5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양세형·양세찬·이국주·박나래·장도연·이용진·이진호·이상준·이세영·황제성이 참석해 다섯번째 생일의 흥겨운 분위기를 즐겼다. 사진 촬영과 유행어 자랑 등 흥겨운 시간을 보낸 후, 김석현 CP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끔 연기자들이 '막말'논란에 빠진다. 그런데 그것이 사적인 자리였다면 죗값을 받아도 마땅하지만, 극중 대사로써의 막말이라면 그것을 실제 모습으로 오해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는 영화와 드라마와 달리 유독 희극인의 극중 대사나 행동이 그 연기자의 인성으로 비춰지는 현실을 꼬집은 것. 웃음을 만들어야 할 개그맨들을 조심병에 걸리게하며 '필요 이상'의 족쇄를 채우고 창의력을 제한하는 역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장덕균 작가도 거들었다. 그는 "회의실에서 스태프들, 연기자들과 일주일에도 수십번씩 하는 이야기가 '이거 방송으로 나가도 되는 것인가'라는 고민이다"라며 "나름대로 '우리 가족이 봐도 괜찮은 정도인가'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가끔은 현실과 타협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너그러운 시청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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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현 C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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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현 CP의 코미디에 대한 지론은 '자율성'에 대한 강조로 이어졌다. 건강한 웃음이란 그곳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는 "'코빅'에서는 이전에 만연해 있던 딱딱한 선후배 문화를 척결하고 새로운 분위기를 도입했기 때문에 초반에 다소 어색했지만, 곧 자유롭고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이국주는 "선후배 관계에서 나오는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빅'에서는 유세윤·안영미 등 내가 어린시절부터 '우상'처럼 느껴왔던 스타들과 '동료'가 될 수 있었다"며 "통편집을 당하고, 굴욕을 당해도 그러한 스타들과 '선후배'관계가 아닌 동등한 위치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석현 CP가 '코빅'에 심은 것은 또 있다. 공개 코미디 개그맨들이 더 큰 인기를 얻어 타 방송이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진출하더라도 잡기보다 박수를 쳐준다. 그는 "공채 시스템안에서 성공하는 개그맨들은 소수뿐이다. 나머지 빛을 보지 못하는 개그맨들에게는 누가 월급을 주나"라며 "늘 궁금했던 점은 왜 희극인과 개그맨들은 소속 방송사에 묶여서 타 방송사를 넘나들 수 없는가 하는 점이었다"며 개그맨들의 실력위주, 자율적이고 평등한 기회 배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코미디빅리그'는 '대한민국 코미디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1년 9월 첫 선을 보였다. 코미디 프로그램 최초로 리그제를 도입해 공개 코미디에 차별성을 부여한 '코빅'은 현재까지 코너 수 237개를 낳았고, 동영상 클립 누적 재생 수 61만 건, 공식 SNS 팔로우 수 161만명을 돌파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 방송.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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