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토크④] 양동근 "이나영과 호흡.. 여배우 복 있었죠"

이새 기자

기사입력 2016-09-01 12:07



양동근의 힙합 인생과 그의 패션관을 알아볼 수 있는 '양동근 힙합&패션 고사'입니다.

엉뚱한 듯 하면서도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가진 가수이자 배우 양동근에게 시험지를 내밀었습니다. 여태까지 봤던 그 누구보다 가장 진지하게 시험에 임했던 양동근. 결과는 그에 걸맞게 100점이었는데요. 완벽했던 그의 시험지 풀이, 함께 들여다볼까요?
양동근은 매번 다양한 작품과 앨범으로 색다른 헤어 스타일을 선보여왔습니다. 1번 문제는 그런 그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헤어 스타일을 묻는 문제였는데요. 사진을 하나하나 꼼꼼히 바라보며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MBC 드라마 '닥터깽'에서 선보였던 헤어 스타일을 최고로 꼽았습니다.

"이 드라마 '닥터 깽'을 했을 때가 저의 어렸을 때 혹은 나이가 들었을 때를 다 털어낸 중간 때의 남자를 잘 표현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던 남자의 모습이죠. 한 마디로 제 생각에는 어른과 아이 사이의 딱 그 중간을 잘 나타냈던 것 같아요." 20대 젊은이의 모습이 잘 드러났던 것 같다며 흡족해하던 모습이 귀여운 느낌까지 들게 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소화하기 힘든 수많은 헤어 스타일을 선보였지만 그 모든 스타일이 은근히 잘 어울렸던 양동근. 이쯤 되면 그를 '헤어 깡패'라고 불러도 될 듯 합니다.
2번 문제는 양동근이 생각하는 '힙합의 4대 요소'를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양동근은 망설임 없이 가장 먼저 비트를 꼽았는데요. 그는 "요즘은 무반주 랩도 많이 하긴 하지만, 저는 말보다 춤으로 먼저 비트를 느끼면서 음악을 했던 사람이어서 여전히 비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자신만의 힙합 스타일을 밝혔습니다. 양동근이 두 번째로 선택한 힙합의 요소는 '리스펙트'. 그는 "리스펙트는 힙합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살아가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인생에 대한 이야기까지 꺼냈는데요. 인생 이야기로 조금 진지해지려던 찰나, "제 아내가 저에 대한 리스펙트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라는 농담으로 다시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다음 요소는 바로 '스웨그'. 그는 폭넓은 의미에서 스웨그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웨그가 '전체적인 멋'을 압축한 단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였는데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멋과 느낌, 패션 등에서 풍겨나오는 모든 것이 스웨그이고 그것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선택한 힙합의 4대 요소는 바로 보기에 없었던 '삶'이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디스를 하거나 랩을 기술적으로 잘한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힙합은 원래 자신의 삶을 녹여서 한 편의 시로 표현하는 것이잖아요. 지금은 힙합이 대부분 '젊음'이라는 것에 국한되어있는 느낌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생각하는 것들이 시로 계속해서 나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역시 그는 힙합에 오래 몸담고 있었던 만큼, 확고한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옛날 문인들이 쓴 시들 보면 다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물가에서 썼잖아요"라는 농담을 덧붙였습니다.
3번부터 6번 문제까지는 O,X 문제였습니다.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배우 이나영, '닥터깽'의 한가인 등 유독 아름다운 여배우들과 작품을 함께했던 양동근. 그로 인해 많은 남성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는데요. 여배우 복이 많다는 말, 솔직히 인정하냐는 O,X 질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세모 표시를 했습니다. "여배우 복이... 많았었었었죠." 양동근은 엄청난 과거형 문장으로 답했는데요. 예전에는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아니기에 세모를 택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4번 문제는 양동근에게 엄청난 고민과 시련을 안겨줬던 문제였습니다. 요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들 준서, 딸 조이와 함께 단란한 가족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양동근. 무심한 듯 하면서도 다정한 양동근만의 육아법에 많은 시청자들 또한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아들 준서 혹은 딸 조이가 힙합을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것이냐'는 최대의 난제를 던졌습니다. 그는 풀 때부터 이 문제에서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못하고 한참동안 고민을 했는데요. 처음 적었던 답은 세모였습니다. 그.러.나. 4번 풀이를 시작하자 "힙합을 한다고 하면...(엄청난 고민)"이라고 하더니 내려놨던 펜을 다시 집어들고 "아니야, 지금 세모라고 했는데 다시 X로 바꿀게요"라며 급하게 X표시를 그렸습니다. 갑자기 답을 바꾼 이유를 묻자, "저는 '그래 해봐'라고 하기 보다는 힙합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제시해줄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힙합을 하면서 너무 힙합에 편중된 삶을 살아서 그것에 대해서 편협했었어요. 그래서 만약 아이들이 힙합을 하겠다고 하면 물론 조언도 해주겠지만 제가 겪었던 그런 편협함을 깨주기 위해 다른 것을 제시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에요"라고 진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양동근 역시 아이들 문제에 있어서는 진중하고 자상한 아빠였습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다양한 분야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던 양동근. 그런 그에게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요? 5번 문제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를 묻는 문제였는데요. 양동근은 이 문제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가 도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스카이 다이빙'. "쉽게 할 수 없는 것이어서 오히려 더 하고 싶은 것 같아요"라고 이유를 밝힌 그는 "그게 아니라면 캠핑? 짐을 한 짐 싸서 산 속에 들어가고 싶은 그런 느낌이에요"라고 캠핑에 대한 욕심까지 드러냈습니다. 이렇게 답한 양동근은 뒤에 "제가 이런 게 왜 하고 싶은지 모르겠네요. 육아에 지쳤나..."라는 말로 육아에 대한 고충까지 털어놨습니다.

6번 문제는 '양동근은 철저한 노력파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양동근은 이 질문을 곱씹으면서 깊게 생각했는데요. 양동근이 선택한 답은 X였습니다. "예전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철저하게 노력만 하려다가 보면 놓치는 부분들이 무엇인지 이제는 보게 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양동근은 문제를 조금 바꿔보고 싶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본인 스타일이 본래 완벽주의라고 밝혔는데요. "완벽주의가 되면 놓치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오히려 좀 내려놓고, 기다리고, 덜 하려고 하고 그런 것들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저 같은 완벽주의는 덜 하려고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노력이에요. 그래서 노력을 덜 하려고 해요. 노력을 많이 하려다 보면 오히련 넘칠 수가 있더라고요."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양동근이 얼마나 노력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줬습니다.
7번 문제는 양동근을 완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적는 문제였습니다. 양동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 혹은 연기로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도록 음악과 연기를 적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마지막 요소를 한참동안 고민하며 쉽사리 적지 못했는데요. 그런 그에게 기자가 '그렇다면 마지막은 빈 칸으로 비워두는 것은 어떻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양동근은 "아, 좋다 좋다"며 크게 네모를 그려넣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위에 힙합의 요소에 삶을 적었던 것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음악과 연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삶이 있어야 되는데 삶은 예측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빈 칸이 맞는 것 같아요"라는 멋진 설명까지 덧붙인 양동근이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바로 드라마, 영화, 음악, 삶 등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양동근의 인생작을 묻는 문제였습니다. 양동근은 여기에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와 2002년에 발매된 양동근의 노래 '골목길'을 적었습니다. 두 작품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양동근의 인생작임이 분명합니다. 양동근은 이 두 작품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듣는다고 답했습니다. "아직까지 우려 먹어요. 인생작은 음악으로 하면 '골목길'이에요. 정말로 아직까지도 우려 먹어요." 실제로 지난 8월에 있었던 에픽하이 콘서트 '현재 상영중'에 게스트로 초대돼 멋진 무대를 선보였던 양동근은 그 무대에서도 '골목길'을 열창했는데요. 양동근은 " 이 두 작품이 다 2002년도 거예요. '골목길'도 '네 멋대로 해라'도. 2002 월드컵 때, 저도 그 환희를 함께했었죠. 근데 아직까지도..." 이렇게 말끝을 흐리며 양동근의 '패션&힙합 고사'는 마무리됐습니다.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시험에 임하면서도, 위트와 유머는 놓치지 않았던 양동근의 '패션&힙합 고사'. 앞으로도 그가 보여줄 다양한 행보에 많은 기대가 됩니다.

[스포츠조선 뉴미디어팀 이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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