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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그룹 테스트(FGT),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 알파 테스트 등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을 출시하기 전에 게임의 핵심 요소를 미리 일부 유저들에게 공개하고 중간 점검을 거친다.
과거 온라인게임이 중심이 되었던 시절에는 이런 한 번의 테스트가 게임의 큰 영향을 끼쳤다.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호평이 이어지면 게임의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오픈 베타 테스트나 정식 서비스 단계를 밟았다. 하지만 반대로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게임은 다른 방향성을 모색하거나 해법을 찾기 위해 개발기간을 늘리는 등의 다른 방안을 찾았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이 중심으로 올라서면서 테스트의 의미가 조금씩 희미해지더니 형식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기 시작했다. 말만 테스트일뿐 정식 서비스 단계에서는 변화된 것이 없고 단순히 이슈몰이로 사용하는 게임사도 늘어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테스트 단계에서 유저들의 결제를 장려해 정식 서비스에 그에 상응하는 재화를 돌려주거나 이벤트를 펼치는 등 마케팅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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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대작 게임으로 불리는 '로스트아크'와 '데스티니차일드'가 일주일간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두 게임 모두 첫 테스트였으며 최초로 세부 게임성을 유저들에게 공개하는 만큼 큰 기대와 관심이 모아졌다.
게임성과 재미, 플레이 방식에 대한 논의에서 떠나 두 게임의 이번 테스트는 요즘에 보기 드문 정석으로 이어져 호평이 뒤따랐다. 서버는 안정적으로 이어졌으며 유저들은 각 게임사가 배치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놨다.
'로스트아크'는 특히 이번 테스트 버전을 따로 만들어 후반부 콘텐츠를 유저들이 초반에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서비스사인 스마일게이트는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절차를 거치고 유저 의견을 빠르게 듣는 동시에 추후 속도감 있는 개발의 바탕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데스티니차일드' 역시 테스트 버전만의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전개해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을 분석하고 특정 이벤트 상황에서 어떻게 게임을 이어나가는지를 확인했다. 확실히 테스트 단계에서 운영적인 측면이 가미되면서 유저들은 더 적극적으로 게임 플레이에 임했으며 더 좋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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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은 최근 테스트용 빌드를 따로 만들기 어려워서, 테스트를 진행해도 피드백을 반영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소극적이고 형식적인 테스트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게임에 독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유저들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테스트 단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추후 정식 서비스에서 더 힘든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앞선 두 게임은 완벽한 테스트 일정을 치러 게임성을 떠나 유저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차후 이어질 테스트나 정식서비스 단계에서 운영적인 부분을 높이 산 유저들의 반응이 뒤따를 것이 분명하며 이는 다른 게임사도 본받아야할 부분들이다.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이를 플레이할 유저다. 앞으로도 다수의 게임사가 올바른 테스트 과정을 거치면서 유저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게임인사이트 김지만 기자 ginshenry@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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