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진짜로 '세상에 이런 일'이다.
한 프로그램이 1년 이상 살아남는 것도 힘든 급변하는 방송가. 그 속에서 18년 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시청자의 곁을 지킨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교양·시사 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1998년 5월 21일 첫 회 방송을 시작으로 오는 첫 방송을 시작으로 오는 9월 1일 900회를 맞이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하고 놀랍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6mm 디지털카메라로 밀도 있게 취재, 독특한 구성과 나레이션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 900회가 방송되는 동안 소개된 사연만 무려 4230건, 시청자들이 제작진에게 보내준 제보만 해도 약 5만5000건에 달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2016년 현재도 저녁 9시 가족 시간대에 평균 11% 이상(2016년 상반기,AC닐슨, 수도권 기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봐도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의 얼마나 확고한 시청층을 유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18년 동안 한결같이 자리를 지킨 MC 임성훈과 박소현의 덕이 크다. MC가 18년 동안 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꾸준히 맡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 이들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소개되는 사연을 보며 함게 웃고 때로는 함께 눈물 흘리며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하고 호흡했다. 여기에 2014년 합류한 이윤아 아나운서까지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900회 방송을 이틀 앞두고 서울 양천구 목동SBS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임성훈과 박소현은 900회에 대한 남다른 소감을 드러냈다.
임성훈은 900회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사실 MC가 결혼을 하면 신혼여행이나 출산때문에라도 공백이 생기는데 박소현 씨가 결혼을 안해준 덕이다. 박소현 씨의 100% 공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녀 MC 최장기 기록을 세우게 된 게 기쁘고 그 덕은 다 박소현 씨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소현은 "보통 프로그램이 100회 특집을 할 때 '900회 1000회까지 잘됐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덕담으로 하는데, 우리 프로그램이 진짜 900회를 눈앞에 뒀다고 생각하니 감동적이다"며 "시청자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오래동안 하게 된다는 거에 대해 기쁘고 , 이런 프로그램의 MC라는 게 행복하다. 임성훈 씨가 정말 욕심이 없으신 분인데 우리 이번에는 꼭 1000회 해보자며 결혼과 출산을 좀 미루자고 욕심을 드러내셨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두 사람은 18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 해온 만큼 서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임성훈은 "박소현 씨는 정말 단점이 없는 사람이다. 흔히들 박소현 씨를 보고 다들 기억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기억력도 훌륭하다"며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발력이 강하다. 내가 어떤 멘트를 즉흥적으로 하면서도 박소현씨가 당황하면 어쩌지 할 때가 있는데 마치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았던 것처럼 즉각적으로 반응을 해준다. 정말 보이지않는 순발력이 뛰어난 분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고 칭찬했다.
박소현 역시 임성훈에 대해 "남자MC들이 더블 MC를 맡을 때 원래 자신이 주가 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임성훈 선배님 항상 여자 MC를 먼저 배려해준다. 그 덕에 단 한번의 다툼 없이 오게 된 것 같다며 "그리고 18년 동안 단 한번도 늦으신 적이 없다. 그 점은 정말 존경스럽긴 한데 한편으로는 후배 입장에서 조금 늦어주셨으면 싶기도 한다. 정말 한결 같은 MC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두 MC는 '세상에 이런일이'를 통해 긍정적인 자세와 삶에 대한 밝은 시각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임성훈은 "우리 프로그램은 어려움에 빠지신 분들이 그 난관을 극복하는 모습이 많이 그려진다. 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진행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주관적인 내 생각을 건방지게 말하는 게 아니라 사연자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제 삶도 긍적적으로 바뀌었다. 원래 성격이 굉장히 급한 편인데 훌륭한 분들을 바라보면서 템포가 한 발짝 여유가 있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소현은 다른 프로그램을 하면 내가 소진되는 느낌이 들어서 하다가 그만두게 되고 쉬게 되더라.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뭔가 에너지를 얻어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오랫동안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나이가 들면서 지치고 힘들어서 '이걸(방송)을 해야 되나' 싶을 때가 많은데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프로그램 녹화를 하면 왜 열심히 살아야하는지 깨닫고 엄청난 에너지를 겪는다. 학교나 사회에서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들을 배우게 됐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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