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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언프3' 하주연X미료, 언니들의 언프리티 '왕따배틀'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6-08-20 01:13 | 최종수정 2016-08-20 03:38


언프리티랩스타3 하주연 미료 유나킴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언프리티랩스타3' 하주연과 미료는 생갭다 더욱 끈끈한 친목 관계였다. 두 사람은 힙합 오디션 사상 초유의 2대1 왕따 배틀을 선보였다.

19일 Mnet '언프리티 랩스타3' 4회에서는 영구탈락 미션 1대1 디스 배틀이 방송됐다.

이날 마지막 5번째 대결은 하주연과 미료, 유나킴의 3각 배틀이었다. 그런데 하주연과 미료가 서로를 향한 칼끝은 피하고, 유나킴에게만 일방적인 디스를 퍼부어 논란이 됐다.

선공에 나선 하주연은 유나킴을 향해 "너란 상품의 가치는 완전 저질"이라며 디스를 쏟아냈고, 유나킴도 하주연을 향해 "영어 섞어쓰는 거 보면 내가 아니라 네가 교포인줄, 첫 화부터 인간극장 찍냐"라며 날카롭게 맞섰다.

문제는 미료였다. 미료는 하주연을 향해 "녹화장에서 우느라고 네 눈은 늘 붓지"라며 디스가 아닌 위로를 건넸다. 애쉬비는 "디스가 참 아름다웠다. 이건 디스가 아니지 않나?"라며 웃었다.

게다가 하주연의 2차 디스는 또다시 유나킴을 향했다. 유나킴은 연속 디스를 예상 못한듯,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하주연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미료 언니는 마지막에 온 거였고, (디스 2번을 1명씩 따로 해야한다는)규정도 없지 않냐"라고 말했지만 구차한 변명이었다.

이어 유나킴은 미료를 향한 디스에서 초반부를 더듬은 뒤, "대표곡이 설마 아브라카다브라냐"며 일부 가사를 뱉는데 그쳤다. 반면 미료는 유나킴의 가슴을 격하게 밀치며 "헐리우드 액션, 옐로 카드 받아야지" 등 공격적인 랩을 쏟아냈다. 다른 출연자들이 깜짝 놀랄 만큼 사나운 기세였다.

프로듀서 쿠시는 "하주연의 래핑은 너무 옛날 방식"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유나킴은 실수한 가사가 많아 자동 탈락됐다. 결국 3각 배틀의 승자는 미료였다. 배틀이 끝난 뒤 유나킴은 일방적인 2대1 '왕따배틀'에 상처를 입은 기색이 역력했다. 유나킴은 쿨키드로부터 탈락 배틀 상대로까지 지명돼 '설상가상'이었다.


미료는 인터뷰에서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는 후배에게 디스할 게 있나요?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나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열심히 하는 래퍼는 하주연 뿐일까, 아니면 유나킴이 게으른 래퍼라는 뜻일까.

애시당초 5조를 선택하고, 3각 배틀을 만든 주체는 다름 아닌 미료다. 하주연을 디스하기 싫었다면, 애시당초 그 조에 가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따라서 미료의 발언은 자신이 전적으로 유나킴을 저격했음을 보여준다. 미료가 5조를 선택했을 때 다른 참가자들은 "둘이 친하지 않나?"라며 깜짝 놀랐다. 이 배틀을 통해 두 사람의 친분이 생각 이상으로 깊다는 사실만 증명됐다.

하주연이 그간 다소 부진했음을 감안하면 미료는 가장 안전한 길을 고른 셈이다. 하주연은 방송 말미 무대를 평하는 인터뷰에서도 "미료 언니, 나의 미료언니, 저는 리스펙트(Respect)한다"며 맹목적인 존경심을 표했다. 만일 미료와 하주연의 '더블 디스'가 전략이었다면, 왕언니답잖게 치졸했다. 그렇게 오른 승자배틀 무대였지만, 쿠시의 선택은 미료를 외면했다.

배틀 참가자들이 서로의 실력이나 친분을 고려하지 않을리 없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친분이 없거나 약한 상대를 고르려 애쓴다. 이른바 '인맥힙합'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쇼미더머니(이하 쇼미)'는 물론, 언프1에서도 '지담맘' 제시와 '지민맘' 치타 등의 관계가 지적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껄끄러운 상대를 피하거나, 미션에서 팀을 택하거나, 심사위원의 승자 선택 과정에 제기된 의문일 뿐이다. 이번처럼 다자간 배틀에서 대놓고 따돌림을 가하는 경우는 없었다.

'실력 우선'은 쇼미와 언프에서 꾸준히 추구해온 가치다. 심사위원도, 참가자도 '실력 앞에 선후배도 친분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쇼미5'에서 레디는 같은 소속사인 지투에게 "인맥 힙합 대표"라고 디스하기도 했다.

맥락 없는 '디스 배틀'은 '쇼미'나 '언프' 출전 래퍼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미션이다. 91년생 자이언트핑크부터 98년생 전소연-제이니까지 어린 래퍼들은 심장을 움켜쥐며 디스랩을 뱉었다. 제이니와 육지담처럼 악감정이 쌓인 래퍼들도 있지만, 이렇다할 원한이 없는 관계라도 미션에 충실했다.

특히 이날 가장 빛난 래퍼는 단연 전소연이었다. '프로듀스101' 출신 걸그룹 지망생 래퍼 전소연은 쿨키드를 향해 "여긴 실력이 언니야. 이제 말 놔도 되지 유민아"라는 자신감 넘치는 래핑으로 폭풍 같은 찬사를 받았다. 승자 배틀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트랙까지 따냈다.

반면 미료와 하주연은 언프3에 단 둘뿐인 80년대생 '왕언니' 출연자다. 이들은 많은 나이와 긴 경력에 걸맞지 않게 추악한 2대1 왕따 배틀을 벌이고 말았다. '옛날 래퍼'는 랩 실력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었다. 최선을 다한 후배들마저 빛바래게 한 친목 힙합이야말로 '옛날 걸그룹 래퍼' 그녀들의 적나라한 현 주소 그 자체였다.


언프리티랩스타3 디스배틀 전소연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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