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밤이었음에도 시간가는줄 몰랐던 김건모 출장토크. 여러 이야기가 오간 가운데, 김건모에게 대뜸 시험지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
|
1번 문제. 김건모가 자신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레게 헤어스타일에 블랙 선글라스의 매치에서는 그가 추구하던 흑인 음악적 성향이, 그리고 화사한 파스텔 컬러에서 '국민 가수'의 친근함까지 느껴지는 두 번째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한동안 유행했던 슬림한 실루엣의 팬츠를 물리치고 트렌디하게 떠오른 와이드 팬츠는 세련되면서도 활동하기에도 편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아이템일 텐데요.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의 와이드 팬츠 유행은 살짝 더디기도 하지만요. 패셔니스타 모델들을 중심으로 종종 보이는 걸 보면 곧 길거리 남자분들도 와이드 팬츠를 데일리 룩으로 멋지게 소화해낼 날이 머지않은 듯 보입니다.
|
2번은 김건모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김건모는 "다 마음에 든다. 잘했다"라며 답을 할 수 없어 그 외를 골랐다고 전합니다.
대신 자신이 리메이크 한 곡 중 유난히 애착을 가지는 노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건모는 "양희은 선배의 곡을 리메이크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 제일 마음에 든다. 내가 또 화음을 기가 막히게 쌓았다"라고 깨알 본인 칭찬까지 더했답니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2007년 발표한 앨범인 'Style Album 11 : 허수아비'에 수록된 곡입니다. 김건모는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말을 덧붙입니다. "노래 듣고 누나도 아마 맘에 들어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하하."
김건모의 인생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바로 그 어떤 무엇도 아닌 2008년 공개된 '키스(KISS)' 뮤직비디오에서 키스한 모델 구은애가 검색어 1위를 했을 때라고 합니다. 천하의 김건모도 미녀 앞에서는 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
김건모가 듀엣하고 싶은 여자 가수를 고르는 문제에서는 아이유 수지 소유 태연을 제치고 제시가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김건모와 제시의 남다른 인연도 들어 볼 수 있었는데요.
"과거 제시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연습생 제시카였죠. 아마 그때 나이가 열여섯 살이었을 거예요. 제시카를 줄여서 친근하게 '제식이'라고 불렀었죠. 그 때의 수줍던 여중생이 파워풀한 랩스타로 돌아왔으니 반가움이 남다르죠. 다시 만났을 때 "네가 걔야?"하고 놀랄 정도였으니까. 목소리 톤도 많이 바꾼 것을 보니 얼마나 연습을 하고 노력을 했을지가 바로 상상이 가더라고요. 제시와 꼭 한번 듀엣곡을 낼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
O.X 퀴즈에서 김건모는 사실 내 노랫말엔 실제 사연이 반이라는 솔직한 답을 해줬습니다. 20일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 '다시 쓰는 육아일기!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화제가 된 바 있는데요. 김건모는 "한 여자만을 위해 2집(1993)부터 8집(2003)까지 10년간 한 여자만을 위해 곡을 쓰고 불렀다"라고 쿨하게 밝혔습니다. 그 상황이 소개팅이었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한국 가요계 정상에 있는 김건모도 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음악 장르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블루스인데요. "블루스, 블루스~ 윌리스." 흥얼거리듯 '아재 개'그도 하나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나갔습니다. 김건모만의 블루스를 들어볼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한편, 3대 판듀 등극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는데요. 김건모는 "마산설리 김혜인을 위한 무대였다. 잔잔하게 힘을 내려놓고 불렀기에 우승까지는 예상하지 못 했다. 혜인이 공이 크다"고 전합니다.
|
천진난만한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김건모의 인기 비결 중 하나일 텐데요. 마음만은 어린 피터팬 건모의 마인드 나이를 물어봤습니다.
"열아홉. 열아홉이라는 나이는 참 좋은 것 같아요. 고등학생이 성인이 되는 스무살을 기다리는 마음이 참 예쁘지 않나요. 항상 그런 자세를 간직하려고 노력해요. 세상을 준비하는 그 마음. 긴장감도 감돌죠. (실제 열아홉 살 때는 어땠을까 하니) 그때도 똑같은 마음이었어요. 준비하며 세상을 기대하고 있었죠. 그래요. 사람은 항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나를 덮쳐오는 세상의 파도를 탈 수 있는 거예요.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가 그 파도에 힘없이 빠져버릴 수는 없는 거니까요."
마지막으로 평소 잘 쏘기는 선배로 정평이 나있는 김건모의 후배 사랑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건모가 가장 미워하는 것을 물어봤는데요. 후배 술값 안 내주는 것이라고 답을 적었습니다.
김건모는 "음주 운전 보다 더 나쁜 것이 바로 술값 안 내주는 선배"라고 단언했는데요. 이어 김건모는 "근데 승훈이 형은 후배들 술 잘 안 사주더라고요? 제 술값 안 내고 갔더라고요"라며 또 다시 일생의 라이벌 신승훈을 소환, '깨알 디스'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
여기서 궁금해졌습니다. 90년대 가요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건모와 신승훈. 둘 중 누가 선배일까요. 김건모의 1집 앨범은 1992년 발표한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입니다. 신승훈의 1집 앨범은 1990년 발표한 '미소 속에 비친 그대'이고요. 데뷔 연도만 따지고 봤을 때는 신승훈이 선배입니다.
김창환 프로듀서 아래 함께 가수가 되기 위한 꿈을 키웠던 김건모와 신승훈은 서로의 색깔이 너무나도 다르지만 자연스레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동시대 최고의 가수 둘은 그만큼 애정도 추억도 남다를 텐데요.
김건모는 "제 술값 안 냈다는건 농담이예요. 사실 승훈 형을 우연히 가게에서 만나긴 했는데, 서로 다른 모임 중이었죠"라고 혹시나 모를 오해를 풀며, 출장 토크 김건모 고사를 훈훈하게 마무리했답니다.
보너스! 김건모의 깜짝 피아노 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