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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개발자 컨퍼런스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사내 행사로 시작한 컨퍼런스는 규모와 내용 면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개발자들을 위한 대표 컨퍼런스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넥슨의 이은석 디렉터는 올해 NDC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하라는 개발은 안하고 왓스튜디오의 팀원들은 NDC만 준비하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왓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은 NDC의 6개 세션을 담당했고 확인해보니 이것도 많이 줄인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이은석 디렉터는 NDC 세션을 준비하고 강연하는 일은 단순히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것과 하려는 것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강연을 준비하는 시간 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개발자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의 창의성을 강조하면서 이 시간들이 헛된 시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개발자들에게 어쩌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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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장에 좋은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게임계의 가장 큰 위기와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사회적 시선이 좋지 못하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학생들은 게임 개발이나 게임 관련 직종은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려난지 오래다.
NDC와 같은 개발자들은 위한 행사나 지원들이 필요한 이유다. 과거 1세대, 2세대 개발자들이 여전히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분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스포츠팀이 새로운 분위기로 리빌딩 되는 것처럼 게임 시장도 젊은 세대의 개발자들이 빠르게 등장해야 하는데 아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갈 수 있을 정도가 되지 못하고 있다.
넥슨은 NDC를 통해 넥슨의 개발자들에게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이나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트렌드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좋은 개발자 찾기와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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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가지는 이미지는 여전히 '사업수완이 좋은 회사'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는 개발, MMORPG란 이미지와 키워드로 인식되고 있지만 넥슨은 여전히 사업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 넥슨이 그동안 자체적으로 개발한 게임들도 많고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상업적 이미지는 쉽게 뒤바뀌지 않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도 NDC는 넥슨의 추구하는 바와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넥슨이 매년 행사의 규모를 늘리고 세션을 위해 고민하는 이유는 세션을 듣기 위해 참가하는 이들과 현재 넥슨의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방향성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도 넥슨이 개발 중심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부분을 매년 확장되고 있는 NDC를 통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대표가 취임한 이후 넥슨의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개발 DNA'를 강조하면서 정상원 부사장을 중심으로 넥슨의 많은 게임들에 창의적인 개발 마인드가 심어지고 있다. 2년여의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겠지만 최근의 넥슨은 '돈' 보다 '개발'이란 마인드가 보다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DC는 상업적 행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관련 이슈들의 소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지표로 볼 수 있다. 좋은 게임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좋은 개발자들이 필요하고 좋은 개발자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반이 필요하다.
창의적이고 뛰어난 개발자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NDC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아이이어를 공유하면서 게임 개발자를 꿈꾸고 있다는 부분은 NDC의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다.
최호경 게임 전문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