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 몰랐지 말입니다"…'태후' PPL의 좋은 예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6-03-17 11:17


태양의 후예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PPL로 뭉클하기는 처음"

드라마 예능을 보다가 직접적이다 못해 노골적인 PPL에 눈살을 찌푸린 경험, 누구나 갖고 있는 아쉬움이다.

잘 나가던 '용팔이'가 갑자기 방을 구할 때 충격 받았고, '님과함께2'로 인기몰이 중인 김숙과 윤정수 커플이 한겨울에 에어콘을 극찬할 때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배신감을 느꼈던 터다.

PPL에 대한 반감 어린 분위기 속에 지난 16일 방송한 '태양의 후예'에서는 오히려 '잘 녹아든' PPL로 눈길을 끌었다.

해당 장면은 역대 최악의 지진을 맞은 우르크에서 식량고갈의 위기에 빠진 유시진(송중기) 대위와 서대영(진구) 상사의 고민 뒤에 등장했다. 지역 식당 주인이 샌드위치 100인분을 군인과 환자를 위해 기꺼히 쾌척했고, 구조 작업에 지치고 다친 군인들이 맛있게 먹는 장면만이 전파됐다.

사실 이 샌드위치는 글로벌 브랜드가 제공한 협찬 중 일부지만 어떤 포장이나 상표 노출 없이 방송에 등장했다. 7회부터는 생과 사의 기로에 선 의사와 군인들의 이야기가 본격화되며, 단순 멜로를 넘어 인류애와 진정한 삶의 가치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줄거리. 때문에 해당 PPL을 자연스러운 극의 일부로 받아들인 시청자들이 대다수다.

시청자들은 "PPL인지 모르고 지나갔다", "재난과 인류애를 담았는데 상표 이름이 들어가도 웃겼을 것", "이런 PPL이라면 환영", "협찬의 좋은 예", "실제로 외국에서는 재난 때 장사하던 사람들이 팔던 물품을 나눠주고, 식당에서 수백개의 샌드위치를 구워낸다고 알고 있어 소시민들의 헌신을 다뤄준 부분으로 이해했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PPL이 호평받는 경우도 이례적이다.

김은숙 작가는 어느 누구보다 PPL을 잘 풀기로 유명하다. 해당 장면에는 극중 송중기의 트레이드 마크인 '농담'도 덧붙여지며 신이 살았다. 유대위는 100인분 식사에 감사하며 "나중에 술살께 100인분, 서상사님이"라고 말하며 "저 감봉됐지 말입니다"라는 너스레로 진구를 당황케 해 웃음까지 유발했다. 김은숙 작가는 앞서서도 화장품, 건강식품, 인형, 향초 등등 각종 제품들을 자연스럽게 등장시킨 바 있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낼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 드라마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된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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