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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18분' 은수미 필리버스터 종료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 둥지가 없다" 불꽃 토로
은수미 의원은 24일 새벽 2시 30분에 필리버스터 2호였던 문병호 의원의 뒤를 이어 발언을 시작한 이래 오후 12시 48분까지, 장장 10시간 18분에 걸쳐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지 말아야하는 이유를 역설했다.
은수미 의원은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지 않는 게 아니라, 나서야하기 때문에 나선다. 그게 참된 용기"라며 "청년들이 누구를 밟거나, 밟힌 경험만으로 20대를 살아가지 않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검색어 1위는 알바도 아니고 '글자 수 세기'다. 청년 하면 떠오르는 게 젊음도 아니고, 정열도 아니고, 축제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고, 욕망도 아니다. 그런 모습으로 살게 해선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발언 말미 은수미 의원은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은수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 부정하지 않겠다.하지만 내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다른 방향이 있다. 나와 박대통령이 다름을 인정하거나 여당과 야당이 다름을 인정하고 제발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박대통령은 유능하고 제가 무능한 탓에 항상 발목을 잡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그래도 저는 포기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은수미 의원은 "저는 돌아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분들은 아니다.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은 도망치는 거 외에는 둥지가 없는 사람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자기 둥지를 부러뜨려야한다"라며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린다. 통과되어도 언젠가는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또 누군가, 고통을 당해야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도 덜 고통 받는 방법을 찾자"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은수미 의원은 "약자를 위한 정치에는 여당도 야당도 없고 보수도 진보도 없다"라며 "청와대에서 생각하는 국민과 제가 현장에서 직접 뵙는 국민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하면 같이 살까. 이 생각 좀 하자. 피를 토한다던가, 목덜미를 문다던가, 이런 날선 표현들 말고 어떻게 하면 화해하고 응원하고 격려할 수 있는지, 힘내게 할 수 있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했다.
이날 은수미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역대 국내 최장 발언이었던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 15분을 넘은 기록이다. 은수미 의원에 이어 정의당 박원석 의원과 더민주 유승희, 최민희, 강기정 의원 등의 발언이 예정되어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일부 의원들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전원 불참 쪽으로 당론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