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이 업계 최초로 수지, 설현, 혜리의 분야별 능력치 평가를 시도했다. 이러한 분야별 점수 평가는 이번 '신(新) 트로이카' 설문조사를 하며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다. 이는 세 명의 인기 현주소를 좀 더 객관화해보자는 의도에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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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시장은 유행에 가장 민감하다. 스타 개개인의 인기 변화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고 움직인다. 따라서 광고시장에서 파워는 바로 해당 스타의 몸값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설문 결과에 따르면 CF모델로서의 최고 능력자는 수지였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수지는 7점 만점에 5.9점을 받았다.
수지에 이어 2위는 설현으로 5.5점을 받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수지와는 불과 0.4점의 근소한 차이를 보여, '수지에서 설현으로, 광고시장 대세돌은 이동중'이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님을 증명했다.
한편 최근 CF 시장에서 가장 '핫'한 혜리는 4.8점을 받았는데 이는 수지, 설현과는 다른 이미지의 광고를 주로 찍고 있는 것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설문 응답자 중 한 명은 "친근감은 혜리의 가장 독보적인 장점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더 큰 스타로 성장하는게 극복해야할 과제 중 하나"라며 "지금의 생활형 광고에서 보여주는 코믹한 이미지에 더 여성스러우면서 럭셔리한 분위기를 더해야 광고 시장에서도 오랫동안 러브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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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설현, 혜리는 모두 걸그룹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를 했다. 그런데 셋 다 그간 가수로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찌보면 솔로로 라이브를 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던 만큼, 가수로서의 능력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응답자들에게 각 그룹 내에서의 역할까지도 포함해 포괄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 결과 최근 백현과의 듀엣곡 '드림'을 발표하며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했던 수지가 가장 높은 점수(5.6점)를 받았다. 응답자들은 수지가 의외로 노래를 잘하는 실력자라는데 입을 모았으며 오히려 외모 때문에 그 능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반면 혜리와 설현은 각각 3.8점, 3.5점을 받으며 수지와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두 사람이 오히려 본업(?)인 가수로서는 그 능력을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수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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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오래 했다고 잘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연기자로서의 능력치를 묻는 설문 결과는 '반전'에 가까웠다. 가장 연기 경력이 긴 수지가 쉽게 1위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오히려 혜리가 정상에 올랐다.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광풍이 무섭긴 무서웠던 듯하다.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의 여주인공 고혜미 역으로 연기 데뷔해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신인여우상까지 휩쓴 수지에 비해 혜리의 연기 경력은 일천하다. 제대로 된 작품은 고작 3편 정도다. 지난 2014년 JTBC의 '선암여고 탐정단'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 데뷔해 SBS '하이드 지킬, 나'에서 똘똘하나 엉뚱하고 귀여운 호기심과 똘끼가 충만한 민우정 역으로 지상파에 입성했다. 하지만 '일밤-진짜사나이'에서 끌어 모은 기대 만큼의 연기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인생작 '응답하라 1988'을 만나며 배우로서의 능력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준 혜리의 연기력에 반한 응답자들은 5.3점을 주며 '新 트로이카'의 연기돌 자리에 올려놨다.
혜리에 이어 수지가 0.1점 차이로 아쉽게 2위를 차지했고, 아직 연기자로 뚜렷한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설현이 3.7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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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트로이카' 중 예능감의 최고는 단연 혜리다. 지난 2014년 '일밤-진짜사나이'에서 보여준 혜리의 활약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걸그룹 멤버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털털한 모습과 함께 거침없이 입에 털어 넣는 '먹방'까지 말그대 혜리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여기에 무의식 중에 내 뱉은 '아잉~'이라는 콧소리에 전국 남성 시청자들의 가슴은 뛸 수 밖에 없었다.
'잘 먹고, 체력 좋고, 이미지까지 좋은' 소위 3박자를 갖춘 혜리가 예능인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설문 응답자들도 혜리에게 5.6점이란 높은 점수를 줬다.
그렇다고 수지와 설현이 예능감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자체 만으로도 시청률은 급상승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만 혜리에 비해 두 사람은 걸그룹 멤버로서의 아름다움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듯하다.
그나마 수지가 '1박2일' '런닝맨' 등 그동안 출연했던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이 많았던 만큼 '정글의 법칙' 방송을 앞둔 설현보다는 높게 평가 받았다. 수지는 4.3점, 설현은 3.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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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런만큼 팬 동원력은 바로 스타 파워로 이어진다.
수지, 설현, 헤리 모두 걸그룹 출신답게 고정팬을 확실히 보유하고 있다. 물론 그룹 멤버로서의 팬과 개인으로서의 팬이 갈릴 수도 있지만 각자의 이름으로 얼마의 팬을 모을 수 있느냐의 문제는 그 자체 만으로 자존심이 걸린 결과라 할 수 있다.
소속 그룹의 팬 규모는 수지의 미쓰에이나 설현의 AOA 그리고 혜리의 걸스데이 모두 걸그룹 사이에서는 비교적 넓은 팬층을 자랑하고 있어 '무승부'를 줘도 무방할 듯하다. 하지만 설문 응답자들은 셋 중 솔로로 가장 오래 활동해 온 수지가 팬 동원력에서 가장 우수할 것이라 판단했다. 특히 수지의 팬 동원력 평가에서 7점 만점에 7점을 준 응답자가 16명 중 4명에 달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국민여동생'으로 인기를 끌어온 만큼, 남녀노소 고른 연령대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 수지의 가장 큰 파워다.
수지에 이어 설현이 뒤를 바짝 추격했다. 수지와는 불과 0.2점 뒤져 2위를 차지한 설현은 남성 팬들의 동원력이 절대적인 만큼 비교적 높은 점수가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텔레콤 모델로 활동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 끌어올린 점 또한 설현에게 힘을 더해준 지점이다.
반면 '라이징 스타' 혜리는 팬 동원력을 키우는 게 숙제로 남게 됐다. 이는 덕선이 캐릭터를 뛰어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해결될 전망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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