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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재발을 방지할 순 없을까.
분명 막장 드라마가 드라마계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시청자의 채널을 강제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제작하는 입장에서 자정의 노력의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MBC를 제외하면 KBS와 SBS는 이미 막장 요소를 배제한 작품을 선호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주부층을 공략해야 하는 아침, 혹은 평일 오후 시간대에 방송되는 일일극이 아니고서는 막장 대신 장르나 소재 자체가 파급력 있는 작품을 많이 선택하는 편이다. 방송사 자체적으로 자정의 노력을 시작한 셈"이라며 "보통 가족극이 막장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기피하고 있다. KBS의 경우 '가족끼리 왜이래', '부탁해요 엄마' 등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주말극을 꾸렸고 '부탁해요 엄마' 후속으로 방송되는 '아이가 다섯' 역시 유쾌한 톤이다. SBS 역시 김수현 작가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그래, 그런거야'를 '내딸 금사월'의 대항마로 내세웠다. 김수현 작가 자체가 막장 보다는 캐릭터 강한 가족극을 주로 집필했던 작가인 만큼 정통 주말극의 부흥을 꿈꾸겠다는 각오다"라고 설명했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PD는 "솔직히 막장 스토리는 인풋 대비 아웃풋이 좋은 장르이긴 하다. 그만큼 막장 드라마가 없어지려면 시청률 확인 방법이 변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본방사수 시청률만 체크하지만 종합 지수를 따질 수 있는 그런 지표가 나왔으면 한다. 실제로 KBS2 '오 마이 비너스', tvN '시그널', JTBC '송곳' 등은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TV 본방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렇게 젊은 세대의 변화한 시청 형태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가 나온다면 굳이 본방 시청률에만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젊은층까지 공략할 수 있는 신선하고 밀도 있는 장르물이 많이 탄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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