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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시작은 웃음-끝은 감동, '무도'는 명절특집도 달랐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08:52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MBC '무한도전'이 명절의 시작과 끝을 따뜻한 웃음을 장식했다.

지난 29일 오후 11시10분 MBC에서는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들이 직접 더빙에 참여한 영화 '비긴 어게인'이 추석 특집으로 전파를 탔다.

'무한도전'의 명절 특집은 역시 색달랐다. 과거 더빙된 외화나 영화가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원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더빙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무한도전'은 직접 더빙에 참여하면서 시청자들의 추억을 되살리고, 성우들의 노력을 재조명했다. 웃음과 감동, 게다가 명절의 의미까지 살린 특집이었다.

'비긴 어게인'은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 남친을 잃은 싱어송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제목처럼, 인생에서 최악이라고 할만한 하루를 보낸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진짜로 부르고 싶은 노래를 통해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전국 관객 34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으며, 영화 OST 또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처럼 널리 알려진 영화지만 더빙판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더해지니 이미 영화를 관람한 시청자들에게도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앞서 26일 방송된 '무한도전'을 통해 캐스팅부터 연습, 더빙 녹음까지 전 과정을 공개했던 터라 보는 재미가 더욱 컸다.

완성도는 생갭다 높았다. 주인공 댄 역을 꿰찬 하하는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의 매력을 마음껏 드러냈다. '무한도전' 본 방송 당시부터 더빙에 남다른 재능을 드러냈던 하하였다. 유재석 또한 데이브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지는 목소리를 서놉였다. 유일하게 키스신이 있는 유재석은 더빙 당시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 또한 자연스럽게 해냈다.

정준하는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물의 감정까지 녹여낸 목소리 연기가 돋보였다. 박명수는 음반회사 사장 사울이 주된 역할이었지만, 뉴욕 시민 역할에서 제 색깔을 발휘했다. 박명수는 밤에 건물 옥상에서 연주하는 그레타 무리에게 항의하는 이웃 주민 역으로 분, 평소 말투를 그대로 살린 더빙으로 최적의 연기를 펼쳤다.

'발연기'로 큰 웃음을 줬던 광희는 우려와 달리 영화 곳곳에서 맹활약했다. 연주에 합류하게 되는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니스트 등 분량은 작지만 꼭 필요한 역할들을 알맞게 소화해 내는가하면, 혼신의 비트박스 연기까지 펼치며 영화 내내 큰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 같은 '무한도전'표 더빙에 힘입어 '비긴 어게인'은 6.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로 선전했다. SBS 월화극 '미세스캅'(15.8%)과 비교해 수치상으로 큰 차이지만, 더빙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명절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청률이다. '무한도전' 또한 새로운 도전에 힘입어 16.0%를 기록, 지난 방송분(14.9%)에 비해 상승 효과를 봤다.

이번 '무한도전'의 추석특집은 멤버들이 진지한 모습이 있었기에 더욱 빛났다. 예능이라는 이유로 장난스러운 더빙에 그치며 웃음으로만 끝날 수도 있었지만, 멤버들은 성우 못잖은 열연을 펼쳐냈다. 멘토 성우들의 도움을 받아 광희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나름대로 분석해 오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영화는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었다.

예능은 예능대로 웃음을, 영화는 영화대로 감동을. 이번 '비긴 어게인' 더빙 도전을 통해 '무한도전'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추석 특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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