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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中 쇼핑몰 판매까지..윤춘호 디자이너, "그저 사과 바랐을 뿐인데"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09-10 08:29


중국 방송 속 윤은혜, 윤은혜가 착용한 의상이 문제가 된 옷이다

배우 윤은혜와 디자이너 윤춘호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윤은혜가 출연 중인 중국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신의 패션2'(여신적신의, 女神的新衣)에서 선보인 한 벌의 의상을 놓고 양측은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

윤은혜는 지난 달 29일 방송분에서 동물원에서 본 아기 사자에 영감을 받았다며 올 화이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 중 윤은혜가 직접 착용한 의상을 두고, 브랜드 아르케의 디자이너 윤춘호가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윤은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2008 S/S 빅터앤롤프의 10년 전 트렌드와 2014년 랑방 S/S 컬렉션을 보던 중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을 표절한 적도 없고 표절할 이유도 없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윤춘호가 문제제기한 의상 뿐 아니라, 지난 1~2회에서 윤은혜가 선보인 의상들 역시 외국 브랜드 BCBG 막스 아젤리아와 돌체앤가바나 의상과 흡사하다는 의혹이 인터넷 상에서 제기되면서 윤은혜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뿐만 아니라, 표절 의혹을 반박하는 보도자료 속에 "윤은혜 이름을 도용해 브랜드 홍보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 윤춘호는 물론, 국내 디자이너 전체의 심기를 건드렸다. 디자이너 권문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르케 홍보는 이렇게 해줘야지"라며 윤은혜의 대응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패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 국내 디자이너들이 윤은혜의 태도에 큰 상처를 입고 분노하고 있는 상황. 한 관계자는 "평소 패셔니스타라던 윤은혜가 국내 디자이너를 대하는 태도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앞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협찬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윤춘호 디자이너는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언론을 통해 표절의혹 제기가 보도된 정황을 비롯해 자신의 표절을 의심하는 근거와 앞으로의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윤은혜와 함께 팀으로 출연한 노광원 스타일리스트에 홍보대행사를 통해 연락했으나 "나는 아르케를 보지 않았다. 오해다. 하지만 누가 이걸 만들자고 했는지 말할 수 없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결국 SNS를 통해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윤춘호의 입장이다.

또 그는 "코트라는 아이템이 베이스가 되었다는 점, 오버사이즈 핏의 코트 실루엣이 같다는 점 , 프릴의 형태, 볼륨, 길이, 소매에 프릴이 부착된 위치, 어깨 패턴이 드롭 되는 형태 등이 두 의상에서 똑같이 나타난다면 결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문제가 된 두 의상에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소매에 똑같은 형태와 길이로 들어간 프릴이 디자인 요소의 핵심이며 아르케 15FW 컬렉션의 메인 디테일이다. 윤은혜 씨 측에서 주장하는 다른 해외 컬렉션을 보고 디자인을 했다며 제시한 사진은 문제가 되고 있는 디자인과는 전혀 다르며, 오히려 아르케 컬렉션 메인 의상과 가장 닮아 있다"라며 표절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무엇보다 윤춘호 디자이너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 바이어와 고객들과의 신뢰 문제. 윤춘호는 "이번 표절 의혹이 있었던 의상은 이미 4월 중화권과 홍콩 바이어들을 통해 바잉이 되었고 생산 공정을 거쳐 현재 중국과 홍콩 명품 편집 매장인 I.T 에서 판매되고 있다. 방송을 통한 윤은혜 씨의 표절 의혹 의상이 판매가 계속 진행된다면 아르케가 판매되고 있는 중국과 홍콩의 백화점, 편집 매장, 그리고 아르케 고객들에게 혼란과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저희는 비즈니스 관계인 바이어들의 믿음과 확신, 그리고 중화권 고객들에게 혼란을 야기 시키거나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 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공식입장에 담기도 했다.


중국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윤은혜의 의상
하지만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윤은혜의 '문제의 의상'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중국의 의류 쇼핑몰 밍싱이추 사이트 확인 결과, 현재 윤은혜의 문제의 의상은 이 사이트를 통해 원가 1129위안(한화 약 20만8,000원), 할인가 565위안(한화 약 10만4,000원)에 판매 되고 있다. 밍싱이추 관계자는 '여신의 패션2'에 출연해, 윤은혜 의상의 판권을 2,666만6,666위안(한화 약 49억원)에 사갔다.


현재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언론에서 역시 윤은혜의 표절 의혹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문제제기가 된 의상은 버젓이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중화권 내에서 88만원에 판매 중인 아르케의 해당 옷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이들의 수익은 고스란히 아르케의 피해로 돌아가게 됐다.

한국 패션계에서 카피 문제는 고질적인 병폐다. 특히 영세한 1인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디자이너 샵의 경우, 표절을 당하더라도 긴 시간과 돈이 소요되는 법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이재경 변호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포츠조선에 "표절 판정을 법원에서 하려고 하면 소송을 제기한 이후부터 종료까지 적게는 10개월 많게는 그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패션은 워낙 순환이 빠르다보니 소송이 종결될 때 쯤에는 이미 도용에 따른 피해들도 종결된다. (법적 처리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라며 "그러다보니 도용, 표절에 대해 디자이너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표절 여부를 신속하게 판정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제3의 중립적인 전문가들의 독립적 기구가 설립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사태로 한동안 골머리를 앓은 윤춘호 디자이너는 "디자인이라는 게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같은 생각을 할 때도 있고 예전에 본 것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처음에는 두 분(윤은혜와 노광원 스타일리스트)의 양심에 맡기고 형식적인 사과와 해명일 뿐이라도 듣고 싶었다"라며 씁쓸해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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