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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9-09 17:24


MBC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사진제공=MBC>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역변', 유명인들의 외모가 과거보다 못나게 변했을 때 사용하는 인터넷 은어다. 반대어는 '정변'.

매 작품마다 정변을 거듭해온 배우 황정음이 이번엔 작정하고 역변을 감행한다. 물론, 연기 변신은 정변에 속할 것이다.

황정음은 MBC 새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에서 사춘기 시절 역변을 겪은 '역대급 폭탄녀' 혜진을 연기한다. 어렸을 땐 전교에서 제일 예쁜데다 집도 잘 살고 공부까지 잘하는데 성격마저 좋은 '첫사랑의 아이콘'이었지만, 성인이 된 현재는 안쓰러운 외모에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취업 장수생 신분이다.

혜진은 15년 전 초등학교 시절 첫 사랑 성준을 직장 상사로 만난다. 성준(박서준)은 혜진과는 반대로 훈훈한 외모로 정변을 했다.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은 혜진은 9등신 미녀인 친구 하리(고준희)에게 대신 성준을 만나달라고 부탁하고, 이들의 관계는 뒤죽박죽 꼬여버리고 만다.

혜진 역을 맡은 황정음은 제대로 망가졌다. 벼락이라도 맞은 듯 부스스한 곱슬머리에 양볼엔 홍조와 주근깨가 가득하다. 패션 감각은 또 어떤가. 드라마 예고편과 캐릭터 스틸에 담긴 황정음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황정음 코미디 연기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한동안 묵직한 정극 연기에 치중했던 황정음이지만, 사실 황정음이 배우로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된 작품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었다. 만취한 채 해변에서 미역을 뒤집어 쓰고 발견된 '떡실신녀', 자신을 무시하는 과외학생을 혼내주려고 남장을 했다가 망신만 당한 '황정남 사건'.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은 몸을 내던진 황정음의 연기로 완성됐다.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황정음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황정음의 코미디 연기에 제작진은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비밀', '킬미 힐미' 등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하며 연기력과 신뢰감을 갖춘 연기자로 성장한 만큼, 황정음이 보여줄 코미디 연기가 더욱 맛깔스러워졌을 거란 기대를 갖게 된다.


그렇다고 캐릭터가 마냥 우스꽝스러운 건 아니다. 삼포세대를 넘어서 오포세대라 불리는 20대의 고민을 대변해야 한다. 걸그룹으로 데뷔해 연기자로 인정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황정음과 교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 보인다.

박서준과의 연기 호흡도 반갑다. '킬미 힐미'에서 입양된 남매 사이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피 한방울 안 섞인 남매지만, 애틋한 감정이 사랑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그녀는 예뻤다'에선 로맨스를 펼친다. '킬미 힐미'의 여운을 간직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전작 '밤을 걷는 선비'는 방영 전 화제몰이에도 불구하고 6~7%대 한 자릿수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황정음의 어깨가 더 무겁다. 꼴찌로 시작했다가 호평 속에 종영한 '비밀', 캐스팅 난항으로 다급하게 투입된 '킬미 힐미'의 인기, 그리고 오랜만에 도전하는 로맨틱 코미디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의 3연타석 안타를 기대해 봄 직하다. '그녀는 예뻤다'는 16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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