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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진사' 전미라, 자아를 찾아가는 누군가를 위한 격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9-07 11:28


사진캡처=MBC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전미라는 "나를 찾고 싶었다"고 했다. 결혼 이후 달라진 삶 속에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가 커져가는 만큼 '나'라는 존재의 자리는 희미해져 갔다. 그렇게 자진해서 군대로 왔다. 전미라가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3기에 참여한 이유다.

고된 훈련과 빡빡한 규율. 조금이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결코 해낼 수 없다. 자기 자신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다. 그래서 전미라의 군생활은 매 순간이 극기(克己)다. 그러면서 전미라는 누군가의 아내, 세 아이의 엄마라는 꺼풀을 벗고 진짜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 그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시청자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이다.

6일 방송된 '진짜 사나이'에서 전미라의 근성과 성실성은 유난히 돋보였다. 그 독한 화생방 훈련도 홀로 이겨냈다. 같은 조에 속한 김현숙, 제시, 유진, 한채아가 고통에 몸부림 치다 끝내 문을 박차고 나갔지만, 전미라는 의지하던 전우들도 없는 상황에서 묵묵히 훈련을 마쳤다. 화생방실을 나간 뒤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를 유지했다.

방독면 안에서 전미라의 눈가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눈물 날 만큼 힘들었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일단 목표가 하나였다. 참을 때까지 참아보자고 생각했다. 제 자신을 믿었다"는 전미라의 말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들렸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군생활이지만 전미라는 전우들까지 보살폈다. 동료가 서툰 바늘질 탓에 군복에 주기표를 달지 못해 고생하자 바느질도 대신해줬고, 화생방 훈련 전 걱정하는 동료들에게 손을 잡아주겠다고 말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제시가 문화적 충격과 언어의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다 끝내 눈물을 흘리며 자진 퇴소를 생각할 때, 전미라는 제시에게 다가가 "끝까지 같이 가자. 의지할 사람 필요하다"고 격려하고 보듬었다. 전미라의 전우애는 제시가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진 계기가 됐다. 그런 전미라에게 마테 테레사를 빗댄 '마더 미라사'라는 감탄과 존경이 담긴 자막도 붙었다.

방송 이후 전미라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많다. 여군특집 3기의 '발견'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젠 윤종신의 아내가 아니라 전미라가 보인다 얘기도 눈에 띈다. 앞으로는 윤종신이 전미라의 남편으로 불리게 될 것 같다.

시청자들은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전미라의 모습에 이입했다. 현실의 팍팍함 속에 자신을 잃은 채 휩쓸려 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격려가 됐기 때문이다. 군대 밖의 현실도 군생활만큼이나 고되고 힘들다. 그래서 전미라가 끝까지 해내기를 응원하는 건, 우리 자신을 응원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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