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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금사월에게서 장보리가 보인다?
집안을 살리기 위해 잘못된 결혼을 선택했으나 남편과 시어머니의 계략으로 친정부모와 회사를 모두 잃고 복수를 꿈꾸는 한 신득예,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복수심과 어쩔 수없는 상황에서 버려진 뒤 홀로 고난을 이겨내야 했던 그녀의 딸 금사월, 두 여자의 이야기가 줄기를 이룬다. 전인화와 백진희가 운명의 장난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는 두 여인을 각각 연기한다.
'금사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자연스레 '장보리'를 연상케 한다. 엄마와 딸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애증의 드라마라는 점을 비롯해, 딸을 잃어버린 뒤 파국을 향해 걷는 여자, 그리고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딸이 이 모든 것을 화해와 용서로 이끄는 것, 부모의 재능을 물려받아 천재성을 발휘하는 주인공과 본래 그녀가 누렸어야 할 행복을 대신 누리는 숙명의 라이벌의 등장등이 '장보리'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이어 "'금사월'은 그야말로 현 시대를 사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캐릭터 상에서 전혀 유사한 점은 전혀 없다고 본다. 캐릭터가 갖고 있는 느낌에 있어서는 오히려 정반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악역 캐릭터에 있어서도 연민정은 욕망이 강한 캐릭터고, 혜상이는 내숭덩어리로 또한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캐릭터 성격이 문제는 아닌 듯하다. 다섯글자 제목이야 김순옥 작가의 전작들이 이어온 특징이라고 쳐도, 인물들의 관계가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가 '장보리'를 쏙 빼다 박았다. 다른 배우들이 나와 다른 에피소드를 보인다는 주장은 숲이 아닌 나무만을 보는 해명이다. 시청자사이에서는 "결국 '한복짓기'에서 '집짓기'로 바뀐 것 뿐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금사월' 1~2회에서는 득예가 강만후(손창민)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첫사랑 오민호(박상원)과 이별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정이 있는 몸으로 득예를 짝사랑하고 그녀의 약혼자 민호의 재능을 시기한 만후는 민호에 누명을 씌워 득예를 떠나게 했다. 이후 득예는 만후와 결혼했지만 시어머니 소국자(박원숙)은 치매에 걸린 득예모(오미연)를 방치, 죽음에 이르게 했다. 만후는 득예부 신지상(이정길)과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를 죽게 만들었다. 이후 만후는 알리바이를 만들기위해 충격에 빠진 득예를 버려둔 채 전처 최마리(김희정)과 여행을 떠났다.
방송 2회만에 펼쳐진 강만후의 극악무도한 악행과 충격적인 전개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극적인 이야기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으나, '막장 전개'에 대한 우려 또한 높였다. 무엇보다 최고의 시청률과 동시에 막장 오명을 동시에 안았던 '장보리'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고 있어, 제2의 '장보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시청자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사월'이 '장보리'의 인기 요소를 그대로 따른 자기복제를 넘어, 새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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