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여 년만에 리바이벌되는 이윤택의 연출의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 이자람(오른쪽)과 백석광이 녹수와 연산을 열연한다. 사진제공=국립극단 |
|
 |
◇국립극단이 1990년대 연극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을 무대에 올린다. 사진제공=국립극단 |
|
1990년대를 풍미했던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극본 연출 이윤택)을 국립극단이 무대에 올린다.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조선왕조에서 가장 흥미로운 왕, 연산군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문제적 인간 연산'은 유인촌 이혜영이 출연한 1995년 초연 당시 각종 연극상을 휩쓸며 한국 연극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윤택 연출은 "혼탁한 정치현실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역사의 교훈이 현대 정치사에 던지는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계기"라고 한 바 있다
신구, 이상직이 출연한 2003년 재공연 이후 12년 만에 다시 공연되는 이 작품은 비명 횡사한 생모를 그리는 연산군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폭군의 대명사' 연산은 작품 속에서 조선의 왕이기 이전에 어미를 잃은 아들이다. 연산은 스스로 왕권을 세운 후 어머니의 제의를 시작하고 녹수는 폐비 윤씨의 혼을 입는다. 폐비의 혼을 받은 녹수는 자신과 연산에게 해를 가하려 했던 인물들을 차례로 살해하며 궁궐에 피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은 연산군의 고통과 좌절을 집중 조명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신하들, 성왕의 그늘에 가려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했던 자신의 내적갈등 등 연산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려낸다. 또한 삶에 대한 욕망과 고독감, 그리고 여인으로서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연산을 꼼짝없이 사로잡는 녹수는 연산의 여자이자, 때론 엄마와 같은 여인으로 임금을 달래주는 안식처가 되어주며, 둘은 사랑과 증오가 혼재하는 불꽃 튀는 관계로 치닫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억척가'로 잘 알려진 소리꾼 출신 배우 이자람이 연산의 연인 녹수와 어머니 폐비 윤씨를 1인 2역으로 연기해 관심을 모은다. 이자람은 음악감독과 작창도 맡아 1인 다역의 재능을 마음껏 뽐낸다. 연극계의 거장 이윤택 연출과 소리꾼 이자람의 첫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를 모은다.
연산 역은 2014년 '혜경궁 홍씨'에서 광기 어린 사도세자를 열연한 백석광이 맡았다. 귀공자 같은 마스크와 카리스마가 넘치면서도 맑고 고요한 눈빛을 가진 배우 백석광은 무용수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남진 안무가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무용을 연상케 하는 격정적인 안무로 연산의 광기와 분노, 임금의 위엄과 결핍을 동시에 표현한다.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이원희 중견 배우들이 함께 한다. (02)3279-2274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