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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방송사 앵커 김현정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도지원이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3대에 걸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휘청이는 인생을 버티면서 겪는 사랑과 성공, 행복 찾기를 담은 드라마로 김혜자, 채시라, 도지원, 이하나, 이순재, 장미희 등이 열연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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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도지원이 "뭬야?!" 대사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도지원은 18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KBS2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에서 "뭬야?!" 대사를 다시 선보인 이유를 밝혔다. "뭬야?!"는 2001년 방송된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경빈 캐릭터를 맡았을 때 수시로 했던 대사다. 이 대사는 전국민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도지원은 이 대사를 '착않여'에서 이문학(손창민)과의 결혼을 앞두고 나현애(나말년, 서이숙)가 무리한 예단을 요구하며 무례하게 굴자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나현애를 '조카 며느리'로 대하며 "뭬야"를 외쳤다. 그는 "애드리브였다. 대본을 보는 순간 경빈이었다. 톤은 사극과 현대극의 중간톤인데 느낌은 경빈의 카리스마로 해야겠더라. 해야되나 정말 고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나에게 '뭬야'는 굉장히 큰 족쇄였다. 그 대사로 배우의 입지를 굳히고 확신도 줄 수 있는 시간이 됐고, 배우로서 '내가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라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10여 년 동안 그걸 떨치기 위한 작업이 너무 힘들었다"며 "지금도 사람들이 도지원 하면 '뭬야'나 '경빈'을 떠올린다. 그리고 성격이 경빈 같을 거라고 추측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도지원 경빈 같아?'라고 물어본다고 하더라. 처음에 다가가기 쉽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만난다. 만나고 나면 '아니네?'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 "사실 난 늘 캐릭터를 바꾸길 원했다. 한 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고 다양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연기관이 있었다. 그런데 늘 '여인천하'와 비슷한 강한 역할만 주셨다. 감독님들은 잘하는 걸 주고 안전하게 가고 싶어하지 배우에게서 뭘 끄집어 내고 싶어하진 않는 것 같다. 나는 그 과정을 겪었다. 선택의 기로였다. 한 캐릭터로 입지를 굳히는 배우가 될건지, 아니면 다양한 배우로 갈 것인지. 나는 후자를 택했다. 그래서 그 좋은 시기에 쉬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지원은 "내가 생각하는 길로 가고 싶었다. 그만큼의 고충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뭬야'는 나한테는 내놓을 수 없는 대사였다.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엄청했다. 장미희 선배님과 김혜자 선배님도 '아름다운 밤이네요', '그래 바로 이 맛이야'라는 대사를 하셨다. 그건 대본에 있었다. 나는 대본에 '뭬야'가 써있진 않았다. 그런데 느낌이 왔다. 작가님이 원하시는 것 같았다. 촬영 끝나고 집에 와서 혼자 연습했는데 옛날의 그 느낌은 안났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웬만큼 됐을 땐 목이 쉬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현장에서 할지 안할지를 부딪혀보자 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갖고 있는 무게가 얼굴에 다 나타났다. 선배님들도 그게 다 보였다고 하셨다. 사실 리허설 때는 대사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슛 들어가서 했다. 다들 벙쪘다. 손창님 선배님과 감독님께 여쭤보니 하라고 하셨다. 해놓고 나니까 어깨의 짐을 벗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니터 하고 댓글도 봤는데 다 좋은 얘기였다. 사람들은 내 생각과 다른 게 있구나 싶으면서 짐을 좀 내려놨다"고 말했다.
도지원은 '착않여'에서 강순옥(김혜자)와 김철희(이순재)의 장녀이자 아나운서 김현정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현정은 극 초반부에는 아버지 때문에 평생 힘들었던 어머니와 사고뭉치 동생 김현숙(채시라)을 살펴야 한다는 책임감, 아버지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삶의 무게 등으로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차갑고 도도한 여성이었다. 또 어머니에게 자신마저 부담되지 않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일에만 몰두하고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냉철한 아나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이문학에게 마음을 열고 보는 사람마저 설레게 하는 알콩달콩 로맨스를 선보이며 '심쿵커플'에 등극했다. 도지원은 한 작품 안에서 극과 극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해내며 '역시 믿고 보는 배우', '도지원에게 이런 모습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도지원 손창민 커플 때문에 내가 다 설렌다'는 등의 호평을 받아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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