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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서울,성공적? 어떻게 보십니까?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05-11 05:54


서울에서 열린 샤넬 크루즈 컬렉션의 한 장면. 사진제공=샤넬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세계적 명성의 프랑스 명품 브랜드들이 서울을 찾는다.

샤넬은 지난 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15-2016 샤넬 크루즈 컬렉션을 열었다. 루이비통은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광화문 D타워에서 전시회를 연다. 브랜드 창립 70주년을 맞는 디올은 6월부터 두 달간 DDP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디올은 청담동에 아시아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도 개장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패션계 대규모 행사는 올해로 끝이 아니다. 패션지 보그나 지큐를 발행하는 출판그룹 콘데나스트인터내셔널(CNI)의 럭셔리 콘퍼런스는 내년 개최지로 서울을 지목했다. 세계적 패션거물들이 일제히 서울로 향하게 됐다.

이쯤되면 어째서 연이어 서울인가라는 의문이 고개를 치켜든다. 럭셔리 컨퍼런스를 주관하는 패션 전문 기자 수지 멘키스는 "아시아에서 중요한 명품시장이자 최신기술에 능숙한 젊은이들이 많은 서울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지금이 적기"라고 답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여전히 상위권이다. 한국의 명품시장은 12조원 규모로 세계 8위. 명품 선호도는 여전히 강하고 확산 속도도 빨라 인구수나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세계 5위권 시장에 속한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명품 브랜드의 매력적인 시장이었던 일본이나 신흥시장으로 주목받는 중국에 반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한국에 대한 호기심 역시 명품 브랜드를 서울로 끌어당기는 요인 중 하나다. 이번에 첫 방한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한국의 전통소재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가장 신비롭다"라고 말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전 세계적 한류 열풍과 한국의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측면 등이 모두 지금 이 순간 서울을 지목하게 되는 이유들이다.


샤넬 크루즈 컬렉션에 초청받은 한류스타(이종석, 크리스탈, 박신혜, 윤아) 사진제공=샤넬
특히 한류를 활용하면 중국까지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서울에서의 샤넬 크루즈 컬렉션에 샤넬과 직접적 친분은 없으나 중화권에서 영향력 있는 한류 스타들을 초청한 것도 바로 중국 시장 때문. 명품 브랜드로서는 서울을 무대로 중국까지 함께 겨냥할 수 있으니 1석2조다. 명품 브랜드의 주요 컬렉션 무대에 중국 모델이 꼬박꼬박 출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뒤에 중국 시장이 있기 때문 아닌가. 그 정도로 명품 브랜드에게 중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이 중국의 대체제가 됐다는 비난 여론도 존재하지만,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만은 아니다. 세계가 서울로 흘러들어오는 지금 이 순간야말로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시기다. 최근 브라질에 까지 K-패션을 전파한 아르케의 윤춘호 디자이너는 "한류 프리미엄이 패션계에도 적용되는 지금, 로컬 디자이너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KBS에서 7부작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를 연출한 방송가 중국통 박진범 PD는 "중국 내에서 한국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어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니 우리 역시 유럽과 미국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중국 패션계에도 눈을 돌려 다가갈 필요가 있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교두보 삼아 중국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한류 프리미엄이 있는 지금이 먼저 치고 나가 선점할 수 있는 적기"라고 분석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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