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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 "데뷔작부터 칸 진출? 韓정서가 통한듯"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5-06 14:27


한준희 감독.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극장가를 장악한 가운데 '차이나타운'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차이나타운'은 지난 5일까지 85만9564명의 관객을 모으며 100만 관객을 향해 순항중이다. 그리고 오는 13일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데뷔작을 칸에 선보이게 된 한준희 감독을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콘셉트나 장르를 먼저 정하고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어요. 어떤 이야기를 할 것 인가를 생각했죠. 어떻게 살아야하나 왜 살아야하나와 같은 관념적인 문제를 먼저 생각한 다음 만들었던거죠. 저는 한국영화는 한국영화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동시대에 한국인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정서가 칸에 어필한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받는 점은 김혜수의 캐스팅이다. "김혜수 씨가 연기한 엄마 캐릭터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구체화됐어요. 그렇게 보니 김혜수 씨 말고는 이 역할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죠. 엄마나 김혜수라는 배우나 몇십년동안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당당하고 쿨한 애티튜드가 존재하면서 피로감이나 쓸쓸함도 있는 것도 맞닿아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처음엔 김혜수에게 거절을 당했다. "거절하셔도 좋으니 저와 한번 만나서 얘기를 해보자고 했어요. 그렇게 만났고 엄마 캐릭터에 대해 서로 얘기하며 다듬으면서 함께 하게 됐죠. 100작품을 한 배우건 1000작품을 한 배우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게 연출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김혜수 씨도 많은 작품을 한 배우지만 엄마 캐릭터는 해보지 않은 역할이고 본인만이 할수 있는 역할이었잖아요."

물론 김혜수라는 배우를 데뷔작에서 만난 것에 처음에는 긴장도 했다. "경력도 많은 배우시니까 처음에는 긴장도 좀 했죠.(웃음) 하지만 우리 촬영장은 영화판에 소문날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어요. 인물을 만드는 것은 감독이지만 살리는 것은 배우 역할이라는 것을 알았죠. 어떤 디렉션도 너무 잘 들어주시고 해내주시니까 저는 행운이었죠."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차이나타운'에서 엄마의 주 무대는 사진관이다. "저희 영화에서 중요한 카피가 '증명해봐, 네가 쓸모 있다는 증명'이잖아요. 사진관은 증명하기 위한 공간이니까요. 어색하고 편하진 않지만 끊임없이 해내야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사진관은 중국집, 세탁소, 미용실이 합쳐진 공간이에요. 엄마가 외롭게 있는 공간은 미용실, 사무실은 세탁소, 식사를 하는 곳은 중국식당이거든요. 이 세 장소는 세계 어느나라 차이나타운에 가든지 가장 먼저 생기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충무로에 보기 드물게 여성 중심 영화라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우리 영화는 대물림 계승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계승의 역할은 여성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보면 엄마 밑에 과묵한 큰아들, 이쁨받는 딸, 아픈 아이, 문제투성이 막내딸, 그리고 분가한 삼촌, 그런 식이에요. 한 가족의 이야기인 거죠." 한 감독의 이같은 도전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감은 높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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