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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를 앞둔 16일 웹젠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부분 상장 게임사들의 2014년 성적이 공개됐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모바일 전문게임사 컴투스와 게임빌은 예상대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컴투스는 2014년 2347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1012억원, 당기순이익 792억원을 기록했다. 게임빌 역시 지난해 1450억원 매출, 영업이익 114억원, 당기순이익 228억원을 올렸다.
특히 컴투스의 영업이익률이 43.11%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신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낚시의 신' 등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흥행을 했는데, 앱마켓과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에 매출 절반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 영업이익률이 낮은 여타 국내 모바일게임사와 달리 독자적인 플랫폼을 활용한 단일 빌드로 해외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작에서 주요 매출이 발생한 이유도 크다.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523%가 성장한 17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한 것은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 경우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좋은 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컴투스는 올해 매출 3989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의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엔씨소프트와 전격 제휴를 체결한 넷마블게임즈 역시 최대 모바일게임사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2013년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마블' 등 히트작 모바일게임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인 5756억원의 매출에 10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8%로 나름 선방했다. 국내 상장 게임사 가운데 엔씨소프트에 이어 2위의 매출액으로 NHN엔터테인먼트를 한단계 끌어내렸다. 특히 모바일게임 매출이 40% 이상 증가한 462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거뒀다. '엘로아', '파이러츠' 등 연초에 온라인게임을 연달아 출시했는데 과연 올해 매출에 어떤 기여를 해낼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 역시 사상 최대 매출로 1위를 지켜내며 넥슨과의 경영 분쟁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0.8% 증가한 8387억원, 그리고 영업이익 역시 35.5% 증가한 278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33%로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리니지'가 여전히 최고의 효자 게임인 가운데 '길드워2'가 해외에서 선전했다.
반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은 지난해보다 11.3% 증가한 1729억3000만엔(약 1조 6391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0% 감소한 455억900만엔(약 4314억원)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FIFA 온라인 3'를 기반으로 지난해 대비 52%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지만 전체적으로 손상차손으로 지난해 4분기 상장 후 첫 적자를 내는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망라해 올해 예정된 역대 최다의 라인업이 얼만큼 매출에 기여하게 될지 주목된다.
웹보드 규제 영향으로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게임'을 서비스하는 NHN엔터는 매출 감소는 지난해에 비해 -13.5%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93.7%를 기록하며 113억원 흑자에 그치고 말았다. '피망'을 서비스하는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4.6%, -69.2%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NHN엔터는 전자상거래 등 게임 외 사업에서 그리고 네오위즈는 '블레스'를 중심으로 한 신작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위메이드와 액토즈게임즈는 신규 인기게임 부재로 나란히 적자에 빠졌다. 액토즈게임즈는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 위메이드는 신규 모바일게임 10여종과 온라인게임의 글로벌 진출로 반전을 노린다. 웹젠은 장수게임 '뮤 온라인'의 선전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413% 성장한 142억원을 기록했다. '뮤'의 모바일게임 버전인 '전민기적'과 '뮤 오리진'이 각각 중국과 한국에서 본격 서비스 되면서 올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 전문가들은 "RPG가 대세가 되기 시작한 모바일게임의 생명력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이 게임 매출뿐 아니라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기존 온라인게임 IP를 모바일게임으로 전환시키는 게임사들의 매출 추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